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오른쪽)가 지난달 30일 주장 존 테리의 사인을 담은 유니폼을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선물하고 있다.
삼성 그룹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소속 첼시의 홈 구장인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애스턴빌라 전을 관람했다. 이 자리엔 삼성전자의 양해경 구주전략본부 사장 등이 함께했다. 이 회장은 경기가 끝난 뒤 삼성 현지 경영진에게 첼시의 성공 비결은 ▶세계 최고 선수 확보▶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구단의 아낌없는 지원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도 ▶우수 인력들의 창의력▶탁월한 선견과 리더십을 갖춘 경영진▶고객의 신뢰 3박자를 갖춰야 일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펼치는 창조적 플레이의 경연장"이라며 "기업도 프리미어리그식 창조 경영을 받아들여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기 전반전이 끝난 뒤 경기장 안에서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 브루스 벅 회장 등 첼시 경영진을 만나 향후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삼성은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첼시와 5년간 공식 후원 계약을 해 첼시 선수들은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다. 첼시는 홈 구장의 그라운드 외곽에 삼성전자 광고판도 설치했다. 삼성에 따르면 연인원으로 세계 2억5000만 명의 축구팬이 첼시 경기를 지켜보는 것으로 추산된다. 첼시 후원 효과로 2004년 28%였던 영국 내 삼성 브랜드 인지도가 최근 48%로 뛴 것으로 삼성은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영국 내 휴대전화 판매는 2004년 290만 대이던 게 지난해 495만 대로 늘었다. LCD-TV도 7월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영국과 여타 유럽국의 사업장을 더 둘러본 뒤 추석을 전후해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플리트 상'을 받으러 지난달 13일 뉴욕으로 출국해 21일 유럽으로 향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