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한 의석」으로 유엔가입”/김일성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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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정일 국방위 1부위원장에
【서울=내외】 북한 김일성은 24일 남북통일이 이루어지기 전에 만일 남북한이 UN에 가입하게될 경우에는 남북한이 각각의 의석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의석에 공동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은 이날 개막된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남북한이 각각 UN에 가입하게 되면 국제무대에서 남북한 분열상태가 합법화되고 통일에 새로운 장애와 난관이 조성된다는 종래의 반대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만약이라는 가정을 앞세워 두개의 정부실체가 공동으로 UN에 가입하자는 변칙적인 주장을 들고 나왔다.<관계기사5면>
북한의 중앙및 평양방송에 따르면 김일성은 또 남북한이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와함께 ▲평화적 환경조성 ▲남북한주민의 자유내왕및 전면개방 실현 ▲남북한간의 대화발전 ▲전민족적인 통일전선 형성등 네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일성은 남북한간의 평화적 환경조성을 위해서는 주한미군철수와 대미평화협정 체결및 남북한 불가침선언이 선행돼야 하며 남북대화발전문제와 관련해서는 『중단상태에 있는 남북대화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형태로 더욱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일성은 이밖에 남북한간의 자유내왕및 전면개방문제와 관련 『우리는 남조선의 광범한 인민들과 각계인사들이 북을 방문하는데 열렬히 환영할 것이며 그들의 신변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이른바 「콘크리트장벽」이 철거되고 국가보안법등이 철폐돼야 한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 함으로써 북한의 대남정책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음을 드러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최고지도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산하에 있던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일성) 조직을 확대 개편,제1부위원장 직제를 신설하고 김정일을 선출했다.
김정일이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기용된 것은 그가 국가기관에서 첫 직책을 맡았다는 의미와 함께 군부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은 부주석들인 이종옥,박성철과 「정무원」총리 연형묵을 유임시키는 한편 국방위원회부위원장도 종래 오진우(인민무력부장) 1명에서 최광(군참모장)을 추가하고 김철만·이을설·주도일·김광진·김봉률 등을 위원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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