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vs 우즈 '어게인 1998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과 주니치 드래건스의 타이론 우즈가 대한해협을 건너서도 홈런왕을 두고 싸우고 있다. 묘하고도 질긴 인연이다.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이 유력했던 이승엽(30)은 27일 도쿄 진구 구장에서 벌어진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경기에서 1회 초 1사 1, 2루에서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 등 3안타 4타점을 기록, 일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0타점(102타점)을 돌파했다. 그러나 18일 히로시마전에서 시즌 40호 홈런을 뽑은 이후 네 경기째 홈런을 때리지 못해 홈런왕 등극은 쉽지 않게 됐다.

이 사이에 우즈는 최근 8경기서 5개의 홈런으로 이승엽을 압박하고 있다. 우즈도 27일에는 홈런포를 멈췄지만 26일 연타석 홈런(38, 39호)으로 한 개 차이로 바짝 붙었다. 우즈는 15경기, 이승엽은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광권 SBS 해설위원은 "힘에서는 우즈가 단연 앞서지만 이승엽은 기술에서 한 수 위다. 다리가 불편하긴 하나 이제부터의 싸움은 이승엽 마음속에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스리볼에서 네 번째 나쁜 공에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침착하게 다음 기회를 노리고, 특히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승부를 기다린다면 또 한 번 몰아치기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우즈는 두산에서 활약하던 1998년 홈런 레이스에서 줄곧 앞서 가던 이승엽(38개)을 막판 몰아치기로 따돌리고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홈런왕(42개)에 올랐다. 그러나 이승엽은 99, 2001, 2002년 우즈를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요미우리는 남은 10경기 중 6경기를 홈구장 도쿄돔에서 치른다. 이승엽은 올 시즌 홈에서 치른 58경기에서 21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이 믿는 것은 '도쿄돔' 뿐이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