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휴대폰 물면 폭발할 수 있어요

중앙일보

입력

"휴대폰 개 가까이에 두지 마세요. 물어 뜯으면 폭발할 수 있어요"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휴대전화나 노트북PC 배터리 보관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선일보가 27일 보도했다. 애완동물이 배터리를 물어뜯어 조그만 구멍이라도 생기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의 2차전지(충전해서 계속 쓸 수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 측은 애완동물 때문에 휴대전화가 폭발하는 사고사례가 종종 접수된다고 밝혔다.

현재 휴대폰에 가장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 방식 배터리는 크기를 줄이고 고성능으로 만들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폭발 위험성이 있다. 내부에 발화성이 강한 액체가 압축돼 있어 일정 조건이 되면 '급속 열반응'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 전문가들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미세한 이물질만 들어가도 내부 액체가 섞여 폭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배터리에서 서서히 연기가 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 붙는다. 생명을 빼앗을 정도로 강력한 것은 아니나, 이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노트북PC에 탑재된 소니 배터리가 저절로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애완동물 외에도 어린이들이 송곳으로 배터리를 찌르거나 하면 매우 위험하다"며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과 호주 콴타스항공 등 국내외 항공사는 지난달부터 기내(機內)에서 소니 배터리가 장착된 델컴퓨터와 애플컴퓨터의 노트북PC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비행기 기내에선 아무리 사소한 폭발이라도 대형 참사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