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힌두교의 성전 「마하바라다」영화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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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세계에서 가장 긴 서사시인 인도힌두교의 성전 『마하바라다 (마사파나다)』가 영화화돼 화제가 되고 있다.
『마하바라다』는 6천년 전부터 구전되어온 서사시로 성경의 15배 분량. 3∼4세기께부터 경전으로 기록돼 지금은 힌두교 최고 성전으로 힌두교도들의 모든 생활기준이 되고있다.
이러한 『마하바라다』를 유럽의 영화인들이 16년에 걸쳐 영화로 만들어 서구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영국인 영화감독 피터 브룩과 프랑스 시나리오작가인 강 클로드 카리에는 11년간 산스크리트어로 된 『마하바라다』를 번역해 대본을 만들고 5년간에 걸쳐 촬영을 마쳤다.
『마하바라다』는 카우라바스족의 1백 형제와 하늘에서 내려온 판다바스족 5형제와의 대전투를 그린 서사극. 영화화된『마하바라다』는 지난 1월말 파리에서 개봉돼 2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 대성공에 이어 이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개봉됐다.
시나리오를 쓴 카리에는 영화개봉과 함께 『마하바라다』를 책으로 출판했으며 브룩 감독은 TV용으로 3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미니시리즈를 만들어 37개국으로부터 방송계약을 요청방기도 했다.
이 영화는 특히 인도전설의 환상적 분위기를 뛰어나게 묘사해 동양의 신비주의에 관심이 많은 서구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환상적 영상의 귀재로 불리는 브룩 감독은 현지인 인도에 이국적인 궁성과 코끼리가 등장하는 초대형 세트를 만들자는 미국영화사의 제안을 거부하고 파리교외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약 4개월에 걸쳐 특수촬영을 했다.
브룩 감독은 중국·인도·이탈리아·프랑스인등 각국의 개성있는 영화배우들과 연극배우들을 캐스팅해 안개와 연기가 가득찬 환상적 분위기에 엷은 조명을 번갈아 비추는 방식으로 전투장면을 묘사했다.
카리에는 『마하바라다는「전 세계적 파괴의 위협」이라는 점에서 오늘의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이 작품 속에는 모든 인간상이 등장하며 극중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싫어하는 사람도 모두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며 영화화된 대서사시의 현재적 교훈성을 강조했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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