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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놀이시설 엉터리로 제작 위험 무방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안전이 우선돼야할 어린이 놀이시설의 설계와 제작이 비전문적인데다가 관리도 소홀해 어린이들이 예기치 않은 위험에 놓일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 어린이들의 놀이 행태 자체가 사고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커 어린이 놀이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의 올바른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5개 도시의 놀이터 92개소를 방문해 6종류의 놀이시설 5백35개의 안전도를 조사하는 한편 놀이터 사고경험 어린이 5백여명을 대상으로 위해 원인·시설문제 등을 설문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사고경험어린이의 27%(1백55명)가 미끄럼대·그네·시소 등의 시설물 결함 등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지적돼 어린이 놀이시설의 안전을 규정한 관련법과 안전기준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들의 위험한 놀이 행태로 인한 사고는 전체의 69%에 해당했다.
놀이사고가 가장 많았던 시설은 ▲미끄럼대로1백69건(29%)에 달했으며, 그 다음이 ▲그네(1백61건 , 28%) ▲시소 ▲기어오르기(각58건, 10%)와 회전놀이대 ▲조합놀이대 등의 순이었다.
미끄럼대 사고의 경우38%가 추락사고, 11%가 활주로 지면과의 충돌사고였다.
미끄럼대의 계단사다리 디딤판 한단의 오름 높이가 너무 높거나 낮아 발을 헛디딜 위험이 있는 경우가 조사대상 미끄럼대 1백23개중 38개 (31%)에 달했다.
그네사고 중 58%가 추락과 주변어린이와의 충돌에 의한 것. 조사대상1백43개의 그네 중 1백18개(83%)가 그네좌석의 높이가 너무 높아 그네에서 내릴 때 다리를 다칠 위험이 있었으며 그네와 그네 지지대간의 거리가 짧아 충돌위험이 있는 것도 15%(22개)에 달했다.
보호원측은 우리나라 놀이시설이 외국 것의 외형적인 모방 설계에 그칠뿐 우리 어린이의 신체상태를 감안한 설계나 놀이시설의 재료·고정장치 등 위해요소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놀이시설의 70%가 철물제작소에서 마구잡이로 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놀이시설의 공간배치가 불안전하며 놀이터내 지표면이 맨땅이나 콘크리트조각·자갈 등으로 돼있어 추락시 위해를 가중시킬 뿐더러 놀이터 진입구도 차도와 인접해 있거나 차도를 횡단해야만 갈 수 있는 것도 적지 않아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대라는 것.
게다가 놀이시설물을 월1회 이상 정기 점검하는 곳은 14%에 불과해 매우 소홀하며 놀이터 안전수칙을 게시하고 있는 경우는 한군데도 없었다는 것이다.
보호원측은 ▲놀이시설안전을 위한 관련 법령과 기준마련▲제작의 전문성제고▲보호자의 어린이 놀이행태지도▲정기적인 안전점검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고혜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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