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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 걱정마라" 댓글 사기 30대 구속

중앙일보

입력

30대 무직자가 절박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대출 방법을 문의하는 글'을 남기는 점을 노려 이에 댓글을 달아 접근한 뒤 돈만 챙겨 달아나는 사기행각을 일삼다 덜미가 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6일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상습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수수료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챙긴 신모씨(34)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신씨는 지난 4월 8일께 대학생 최모양(19)이 인터넷 모 사이트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꼭 학자금 1000만원이 필요하다. 대출방법을 알려달라'는 글을 남기자 이에 '대출을 받을 방법이 있다'는 댓글을 달아 접근했다.

신씨는 최양에게 '딱한 처지가 이해가 된다. 약간의 수수료나 대출비용만 있으면 얼마든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신씨는 이후 최양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20만원을 송금받은 뒤 곧바로 끊었다.

신씨는 이밖에 결혼자금을 마련하려는 미혼남녀, 학자금이 필요한 대학생, 생활비에 쪼들리는 신용불량자 등 절박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게시판에 남긴 글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댓글을 보내는 방법으로 접근, 모두 18명에게 동일한 수법으로 3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신씨는 수수료를 보낼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통장과 휴대전화만 있으면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이렇게 받은 통장과 휴대전화는 신분세탁을 위한 범행도구로 활용했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더구나 신씨는 절박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받은 돈으로 고급차량을 구입하고 내연녀에게 매달 200만원에 달하는 생활비를 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주로 댓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접근, 철저하게 신분세탁을 하려 했다"며 "이같은 대출사기는 신종 수법인 것으로 보여 네티즌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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