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국 괴한에 피습/개국 다음날/20대 2명이 한밤 침입 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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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음향조정실 기자재 부숴/생방송 프로그램등 진행 차질
2일 오전3시10분쯤 서울 마포동140 다보빌딩 3층 불교방송국 공개홀에 20대 청년2명이 침입,경비원을 묶고 단상에 있던 불상으로 음향조정실의 방송기자재를 부수는등 20여분동안 난동을 부리고 달아났다.
이바람에 1일 오전10시 개국한 불교방송은 5일로 예정된 주부만세등 공개홀에서 진행되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상당기간 방송하지 못하게 됐다.
건물1층 경비원 윤권철씨(48)에 따르면 이날 새벽 작업복 차림의 20대 청년2명이 열려있던 후문으로 들어와 『오늘 있을 행사준비를 위해 왔다』고 말해 16층 방송국 경비실로 연락,『오늘 행사가 없으니 청년들을 16층 경비실로 올려보내라』는 말을 듣고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도록 했다.
그러나 청년들이 탄 엘리베이터가 3층에 멈춰 이를 수상히 여긴 윤씨가 3층으로 따라가보니 공개홀 전체가 불이 꺼진채 인기척이 없어 손전등을 가져와 공개홀을 점검하던중 갑자기 입구 여자화장실에서 청년들이 뛰어나오며 윤씨의 입을 막고 『소리치면 죽인다』며 위협한뒤 공개홀 단상으로 끌고가 마이크줄로 윤씨의 손발을 묶었다.
이어 청년들은 공개홀 단상의 예불단에 올라가 높이 80㎝,무게 80㎏의 청동불상을 꺼내 음향조정실로 집어던져 대형유리창을 깨뜨린뒤 음향조정실로 뛰어들어가 음성합성기ㆍ녹음기ㆍ확성기등 1억2천만원어치의 기자재를 마구 부쉈다.
청년들은 윤씨에게 『신고하면 죽인다』고 말하고 달아났으며 윤씨는 범인들이 사라진뒤 묶인 손발을 풀고 17층 경비본부로 올라가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건물1층에는 윤씨 혼자 경비중이었고 16층에는 방송국 자체경비원 3명,보도국 직원등 10여명이 있었으나 청년들의 난동을 눈치채지 못했다.
다보빌딩은 대한불교진흥원 소유로 불교방송국은 3층 공개홀과 16,17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들이 다른 금품에 손대지 않았고 불상을 꺼내 기물을 파손한 점으로 보아 불교방송개국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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