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태 실마리 못찾아/26개 지방국 제작거부·농성 합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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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찰,방송국서 철수
KBS본사와 전국 26개지방총국의 TV·라디오 정규프로그램 방송이 사흘째 마비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간부·사원들의 대책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으나 14일현재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난 안동수위원장등 노조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온전10시 비상대책위 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으나 서사장이 퇴진하지 않는한 사태해결이 어렵다는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노조측은 3일째 서사장 집무실이 있는 본관6층과 5층 비상계단에 배치된 사복경찰 2백20여명의 철수를 회사측과 영등포경찰서측에 요구,경찰은 이날 낮 12시쯤 모두 철수했다.
실·국장급 간부 80여명도 14일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자신들의 입장과 노사대화주선방안등을 논의했다.
본사와 26개지방총국에서 상경한 노조원 2천여명은 13일에 이어 14일에도 본관 2층 민주광장에서 서사장 퇴진 결의대회를 열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앞서 13일오후 1시 사원 4천5백여명은 본관 1층에서 전국사원총회를 열고 『서사장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제작을 거부하겠다』고 결의했으며 이중 2천여명이 본사 사무실에서 철야농성했다.
사원들의 제작거부사태로 본사와 전국26개 지방총국의 정규방송이 마비돼 13일 오후 9시뉴스등 라디오·TV뉴스가 단축방송됐고 생방송프로그램은 대부분 단막극등으로 대체됐다.
또 라디오도 AM 3개채널과 FM 2개채널이 각각 통합방송되고 있으며 국제방송을 포함한 전체 라디오방송이 진행자 없이 음악만 방송되고 있다.
한편 서사장은 13일오후 성명을 발표,『공권력 투입 결정은 노조원들이 폭력적 농성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취해진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중 일정을 앞당겨 귀국한 강원용방송위원장은 13일 오후 KBS를 방문,『이번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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