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서봉수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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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11회 삼성화재배 세계 바둑 오픈'

<32강전 하이라이트>
○ . 서봉수 9단 ● . 장웨이 5단

전야제의 클라이맥스는 대진 추첨이다. 처음으로 큰 무대를 밟아보는 신인 선수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차례를 기다린다. 오랜 세월 기피 인물 1호는 이창호 9단이었다. 지금도 30세 전후의 고참(?)들에겐 마찬가지다. 그러나 20세 전후의 신진들에게 물으면 이세돌이란 인물이 더 만나기 싫은 기사라고 한다. 서봉수 9단 같은 흘러간 노장은 모두가 환영이다. 공교롭게도 서봉수의 상대는 36년 연하의 장웨이(張維) 5단. 유성에 모인 32강 중 최연소자로 1989년 12월 18일생이다.

장면도(1~16)=돌을 가려 서 9단이 백이다. 6으로 낮게 협공하고 10으로 벌린 것은 가볍고 실리적인 수법이다. '참고도' 흑1로 두면 11까지가 정석. 백의 실리와 흑의 세력으로 갈린다. 장웨이 5단은 그러나 이 정석 대신 귀 쪽으로 달려든다. 15까지 세력 대신 실리를 취한 것이다. 검토실의 프로들은 "백이 좋다"고 서 9단의 손을 들어준다.

재미있는 것은 서봉수 9단이 실리파라는 사실이다(서 9단 본인은 자신이 실리파임을 부정하는데 동료들은 한사코 실리파로 명명한다). 비록 백이 두텁다고는 하나 본인은 실리를 원했는데 부득이(?) 세력을 갖게 된 점이 대국심리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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