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관 김영삼위원에 반격/민자 내분 다시 확대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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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합당비사 공개하면 치명적”/당권은 대통령에… 자제요구/노ㆍ김회담 불투명
조기수습국면을 보이던 민자당내 민정­민주계간의 갈등이 박철언장관의 반격으로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여 앞으로의 사태진전이 주목된다.
박장관은 10일 양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통합과정의 일을 공개하는 등 반격을 가하면 김영삼최고위원의 정치생명은 하루아침에 끝난다』며 민주계의 자제를 요구하고 민주계가 이를 수용치 않을 경우 후속반격조치를 취할 뜻을 시사했다.
박장관은 민주계가 요구하는 당지도체제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의 임기중 당의 대표권과 당무통할권등 당권장악은 대통령이 하기로 통합과정에서 사전합의 된 것』이라고 밝히고 『대표최고위원이 당무를 장악한다는 것은 애초의 약속이 아니며 김최고위원측의 반발은 이 약속을 변경키 위한 당권차원의 시도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박장관은 『우리가 진실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당내에 또다른 내연과 불화가 생길 것』이라며 『합당의 정신을 지키고 국가적 안정을 지키기위해 모든 것을 참고 견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장관은 그러나 『최대한 김최고위원을 도와주는 입장에서 참고 있지만 대통령이나 정무장관을 적으로 단정하고 무한정 끌고 나간다면 언제까지나 인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김최고위원 스스로도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는 지혜는 갖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이어 『향후 5년은 민족사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때이며 이때문에 3당통합도 추진한 것』이라며 『김최고위원은 진정 구국적 결단으로 정부ㆍ여당에 들어왔다면 말로만이 아니라 시대적ㆍ국민적 과제에서 행동준거를 찾는 신사고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장관은 또 『김최고위원측이 대통령과 정부에 방소결과를 보고하기도 전에 미국에 소속의원(정재문)을 보내 국무부에 방소활동을 보고하고 추파를 던지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비판하고 『한소관계의 경제 및 수교문제 일괄타결을 위해 박장관이 올해 소련을 방문하는 것도 김최고위원측에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장관은 김최고위원측이 통합과정에서 취한 행동이나 한소관계에서 있었던 말할 수 없는 비사들을 폭로한다면 김최고위원은 치명적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밖에 민주계에서 비난하고 있는 박장관의 당내독주문제와 관련해 『통합추진위는 전원합의제인데 어떻게 독주하느냐』고 반문하고 『3당통합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일부가 떨어져 나가 분탕질한 결과 진천­음성에서 민자당이 패배케 된 도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었다.
박장관의 이같은 비판에 대한 김영삼최고위원측의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최고위원이 1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예정하고 있어 이 자리에서 김최고위원측의 대응태도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김최고위원이 상응한 대응발언을 하고 사태가 악화되면 금명 갖기로 한 노태우­김영삼회동 전망도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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