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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수상영화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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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0년 아카데미 감독상·편집상을 받은 반전영화『7월4일생』이 국내 상영중인 가운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나의 왼발』등 올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줄지어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
작품·여우주연·각색·분장상등 4개 부문을 수상, 최다수상작인『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작품소개 중앙일보 3월29일자 20면)를 수입, 5월중 개봉계획을 잡고있는 삼호필름은 의상 상을 받은『헨리5세』도 수입했다.
『헨리 5세』는 로렌스 올리비에 이후 최고의 셰익스피어극 해석자로 평가받는 26세의 영국배우 케네스 브래너가 자신이 연출·주연했던 동명연극을 감독·주연해 영화화한 작품으로 두 부문 모두 수상후보에 올랐었다.
『양철북』『카미유 클로델』등 수작을 수입해온 모가드 코리아는 남우주연상·여우조연상을 받은『나의 왼발』을 들여왔다.
『나의 왼발』은 다발성 경화증으로 왼발을 제외한 전신이 마비된 아일랜드인 크리스티 브라운이 절망을 딛고 작가로 성공해나가는 실화를 그린 영화다.
체코태생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영화로 만든 『프라하의 봄』(한국 개제)에서 의사 토마스로 국내에도 알려진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불구작가 역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그의 어머니로 분해 꿋꿋한 아일랜드여인의 모성을 보여준 브렌다 프리커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5월중 개봉 예정이어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와의 흥행 한판이 흥미 거리다.
『카미유 클로델』과 경합 끝에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따낸 이탈리아영화『시네마 파라디소』는 하명중 영화제작소가 이미 지난해 국내 판권을 확보, 여름방학을 겨냥해 개봉할 계획이다.
이 영화는 어느 영화작가의 향수어린 눈으로 1940년대의 시대상을 영화산업을 중심으로 뒤돌아본 이색소재의 작품이다.
이밖에 남우조연·녹음 상을 받은 『글로리』, 음악·주제가상을 받은 『더 리틀 머메이드』도 국내 영화사간에 수입경쟁이 치열하다.
한편 올 아카데미 수상작의 국내 개봉을 무기로 미국 메이저 영화사들의 한국 직배가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이미 개봉된 UIP직배의 『7월4일생』이 상당한 흥행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워너는 『죽은 시인사회』 『배트맨』, 20세기폭스는 『심연』등 수상작으로 서울 도심 개봉관 진출을 노리고 있다.
각본 상을 받은 『죽은 시인사회』는 아이비 리그입학 때문에 젊음을 탕진해 가는 미국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미국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다.
『배트맨』은 이번 아카데미에서 미술상 하나에 그쳤지만 지난해 미국흥행 1위를 비롯, 전세계에서 대히트 한 오락물로 여름방학쯤 도심 개봉관에 걸린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그렇게 될 경우 직배 반대운동에 치명적 타격을 안겨줄 소지가 있는 영화다.
시각효과상을 받은 『심연』은 해저 속의 신비를 캐는 해양 물로 20세기폭스가 역시 여름에 직배할 영화다.
미국의 상업적 영화축제 성격이 강한 아카데미상이 국내에선 과대포장, 선전되는 감이 없진 않지만 어쨌든 홍콩영화 류 와는 격을 달리하고 있어 4월부터 국내 영화팬들은 즐겁게 됐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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