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경부운하' VS '손학규의 민심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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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경부운하 건설에 대한 비판들이 다양한 계층에서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가 이 전 시장에게 모아지고 있다.

드라마속 주인공들은 끊임없는 시련과 마주하지만 언제나 이를 극복해 내곤 한다. 이 전 시장은 한 때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드라마 시청자들은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할 때 일수록 TV 앞을 떠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해 나갈지 여부가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수록 유명세는 올라갈 것이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당시 청계천 복원 사업이 모든 이슈를 삼켰던 것처럼 말이다.

경부운하 건설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이 전 시장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경부운하로 대권터널을 뚫고 있다면,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민심운하'로 대권고지를 돌파하고 있다.

'민심운하'란 손전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을 지칭하는 다른 말이다. 손 전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네티즌들은 대장정 홈페이지에 '민심대장정'을 '민심운하'라는 말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손학규 전지사에게는 '저평가된 우량주'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그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이뤄낸 성과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기 때문.

경기도지사 시절 그가 유치한 외자총액은 126억6620만 달러(한화 약 12조6662억원)에 이른다. 이는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약 12조 9800억원)과 맞먹는 액수다.

경제적인 효과만 본다면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복원 못지않은 업적.

오랜 기간 낮은 지지율로 고심해왔던 손 전 지사가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네티즌들은 100일 대장정을 '민심운하'라 명명했다.

지역색이 가장 옅은 그는 '민심운하' 건설에 순항이다. 영남과 호남을 이어 제주 충남까지 이었다. 그의 운하는 남과 여의 벽을 가르고, 젊음층과 노년층을 가리지 않는다.

적극적인 안티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덕도 지도 민심을 떠나서는 사상누각이다.

이명박이나 손학규나 "한나라를 경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곡간의 곡식과 강한 군대가 아니라 백성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던 성현들의 말씀을 곰곰이 새겨볼 것이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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