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슈퍼그라운드를 달린다(상) 팀마다 공격축구 장담 |대표선수 차출돼 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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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올해 국내 프로축구는 6개구단이 한결같이 『공격축구로 팬들에게 서비스하겠다』는 각오를 보임으로써 예년에 찾아볼 수 없는 열기가 녹색그라운드를 수놓을 전망이다.
새로운 루키들을 영입, 연초부터 70여일동안 국·내외에서 강도높은 동계훈련을 쌓아온 각 구단은 장기페넌트레이스에 대비한 마무리 점검에 열을 올리며 저마다 정상고지 정복의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오는 17일 제주에서 대우-포철경기를 시작으로 11월3일까지 팀당 30게임씩 90게임을 소화하게 되는 올프로축구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월드컵대회(6월9일∼7월9일·이탈리아)와 북경아시안게임(9월17일∼10월3일)에 차출됨으로써 전력이 평준화돼 모든 구단들이 빠짐없이 우승을 탐내고 있다.
팀창단 8년째를 맞고 있는 현대는 올해 「무관(무관)의 한」을 기필코 풀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대어를 낚기위해 지난해 꼴찌의 수모를 감수해야했던 현대는 기존 프로선수들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스트라이커 송주석(송주석·1m82cm·고려대)과 재간둥이 MF김현석(김현석·연세대), 수비수 김영철(김영철·아주대)등을 스카우트한데다 총알 변병주(변병주·전대우),정종수(정종수·전유공), 강득수(강득수·전럭키금성) 등 6년차선수 3명을 영입, 가장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진주에서 컨디션조절에 들어간 김호(김호)감독은 『사령탑을 맡은지 3년만에 만족할만한 팀을 구성했다. 올해는 4-4-2전술(지난해 3-5-2)로 공간축구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면서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팀창단 8년만인 작년에 우승한 유공은 골게터 노수진(노수진)의 대표 복귀로 공격력에서다소 손실을 보았지만 GK 유대순(유대순)의 복귀와 고려대 수비의 명콤비였던 허기태(허기태) 김상문(김상문)이 가세함으로써 더욱 튼튼한 수비망을 구축하게 됐다.
인천전용구장에서 마무리훈련중인 김정남(김정남)감독은 『특출한 선수는 없지만 전선수들이 고른 것이 우리팀의 특징이다.
신동철(신동철) 조윤환(조윤환) 임고석(임고석) 송선호(송선호) 등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또 동독인지도자 엥겔(39)을 사령탑으로 앉힌 대우는 1-3-4-2로 전술을 변경하고 전원공격·전원수비의 토틀 축구를 국내팬들에게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엥겔감독은 최종수비수인 박노봉(박노봉)을 리베로로 활용하고 포철에서 데려온 김종부(김종부), 이태호를 투톱으로 내세울 계획이나 팀의 허리를 맡고있는 조덕제(조덕제), 박양하(박양하), 여범규(여범규)등이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핸디캡.
이회택(이회택)감독의 대표팀차출로 지휘권을 잠정적으로 넘겨받은 조윤옥(조윤옥)감독대행 체제의 포철은 6개구단중 유일하게 유럽(서독)에서 20여일간 전지훈련을 실시, 우승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조감독대행은 『서독전지훈련을 통해 3-5-2의 새로운 전술을 개발, 팀의 면모를 바꾸었다』고 설명하고 『86, 88년에 이어 올해야말로 우승해야할 것』이라고 결의를 보였다.
포철은 조긍연(조긍연), 이기근(이기근), 이흥실(이흥실)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와 부상에서 회복한 유병옥(유병옥), 남기영(남기영), 그리고 성실한 뮨성효(문성효)를 수비의 핵으로 삼아 활기찬 공격을 펼칠 구상이다.
지난해 우승 문턱에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럭키금성은 올해 울고싶은 심정이다.
신인으로 수비에서 큰 몫을 차지했던 이영익(이영익)이 대표선수로 추가 차출된데다 강득수의 현대 이적, 강신스트라이커 차상해(차상해)의 팀이탈, 정해성(정해성)의 2군 트레이너승격등으로 공·수에서 공백이 생겨 동계훈련도 큰 차질을 빚었다.
충무·진주에서 줄곧 동계 훈련을 실시한 고재욱(고재욱) 감독은 『한마디로 짜증만 난다.헝가리의 이스트반과 신인 김상진(김상진·한양대), 대우에서 이적한 최대식(최대식) 등에게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실토.
반면 지구력이 뛰어난 이상윤(이상윤·건국대)과 서울시청의 정영호(정영호)등 단 2명만보강한 일화는 박종환(박종환) 감독 특유의 스파르타식 동계훈련으로 체력과 스피드를 보강,중위권을 넘보고 있다.
준족의 고정운(고정운), 김영주(김영주)와 강신 골게터 김용세(김용세)등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일화는 지난해와 같은 수비허술을 막기 위해 집중적으로 수비조직을 강화했다.
한편 축구인들은 올해 프로축구 판도에 대해 『대표선수들의 차출로 중반까지 물고 물리는 혼전을 거듭, 대표선수들이 팀에 복귀하는 10월 경기에서 패권의 향방이 판가름 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현대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전망.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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