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자(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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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꽃의 아름다움,새의 노래소리,무지개의 색깔,미풍의 부드러움,파도의 웃음소리,양의 온순함,여우의 교활함,구름의 고집,소나기의 변덕.
신은 여자를 만들면서 그 몸에 이런 것을 짜넣었다. 4천년전 힌두교의 창세기에 나오는 얘기다.
그런 여자를 아내로 맞은 남자는 지상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하루는 신을 찾아와 말했다. 『이 여자를 어디로 보내주십시오. 도무지 함께 살 수가 없습니다.』 신은 그 청을 받아들여 여자를 멀리 떼어 놓았다.
그러나 남자는 며칠 못가 신에게 다시 와서 그 여자를 되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자비로운 신은 그 요구를 들어주었다. 하지만 또 며칠 만에 남자는 여자를 데려가달라고 애원했다. 신은 무한한 아량으로 그 청을 받아주었다. 웬걸,그 사내는 얼마후 다시 신앞에 나타나 울며 여자를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기를 네차례나 반복했다.
비로소 신은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건 나쁘건 이제는 아내와 운명을 함께하게,최선의 방법을 강구해 땅 위에서 길이 같이 살겠다는 약속을 하게,그런 조건이면 여자를 다시 보내주겠네.』
『신이 존재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아름다운 여자에게서 찾을 수 있다.』 이탈리아의 조반니 레오네대통령(1973년)이 어느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보통 여성예찬론자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사르트르와 계약결혼을 하고 동거해온 시몬 보부아르여사는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아름다운 여자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여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세상에 추한 여자는 없다』고 단언했다.
『모든 여자들은 제나름으로 비너스처럼 살고 있다』는 것이다.
『18세가 되기까지 소녀는 훌륭한 부모가 필요하다. 그 나이가 지나 35세까지는 아름다운 용모가 필요하다. 그 나이에서 45세까지는 원만한 성품이 필요하다. 55세이상이 되면….』 미국 가수 소피 터커는 말했다. 『돈이 많아야 한다.』 슬픈 현실이다.
자,우리 한국의 주부들은 어떤가. 아름다운 여성들의 삶과 그 모습은 어떤가. 중앙일보사는 품위있는 여성독자들을 위한 잡지 『라벨르』를 창간했다.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뜻의 제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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