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특별열차' 신의주역에 도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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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얼굴)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가 평양역을 떠나 신의주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이르면 5일, 늦어도 수일 내 중국 방문을 시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꾸준하게 방중설(說)이 나돌던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신의주역에 계류 중"이라며 "이른 새벽에 압록강을 넘어 중국의 관문인 단둥(丹東)을 넘었던 전례에 비춰 보면 5일께 방중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호위총국(護衛總局) 소속 경호팀이 지난달 25일 베이징에 다녀간 사실이 포착됐다"며 그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지금까지 관행을 보면 김 위원장이 중.러를 방문할 때면 예외없이 경호팀이 10여 일 전에 현지를 미리 찾아가 경호 상황을 샅샅이 점검해 왔다.

베이징의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 일행은 3일을 전후해 10여 일간 평안북도 일대를 방문 중"이라며 "이 기간에 중국과 방중 문제를 밀도 있게 협의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 관측이 나왔으나 여전히 그의 실제 방중 시점에 대해서는 다른 가능성도 거론됐다.

국내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신의주역에 계류 중이란 사실은 정보 당국도 파악했으나) 반드시 통과하게 될 단둥역 주변에 4일 저녁까지 긴박한 상황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여전히 방중 개시 시점이 다소 지연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북.미 관계 등에 돌발변수가 나타날 경우 김 위원장이 스스로 방중 시점을 재조정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경우 북한 미사일 발사(7월 5일) 이후 초래된 동북아 정세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의 대북 결의(7월 16일)에 중국이 찬성함으로써 빚어진 북.중 관계의 경색 국면을 푸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서울=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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