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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기초과학|부품위주「집약공업」으로 번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하자원이라고는 소금밖에 나지 않는 자원빈국스위스가 1인당국민소득 2만7천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될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스위스 경제의 3대 기둥은 ▲정밀기계 및 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공업 ▲은행과 보험의 금융업 ▲알프스의 준령을 개척한 관광자원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분야는 잘다져진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 「집약공업」이다.
전체보다는 부품위주의 생산, 즉 자동차생산량은 한대도 없으면서 많은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가 하면 탱크는 제작하지 않으면서 탱크의 눈이라 할수 있는 레이다장치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유럽우주국(FSA)이 발사하는 아리안로킷의 주요부품,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등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같은 집약공업의 산실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 「연방 취리히공대」다.
1855년에 개교, 1백3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취리히공대는 설립당시 건축·토목·기계공학 중심의 대학이었으나 70년대 들어 시대의 요청에 따라 수학·물리·화학등을 기초로 한 전자·화학·물리학·군사학·도시계획학등을 중심으로 12개 단과대학이 있다.
이 대학 부총장 랄프 휠테르씨는 『공과대학이면서도 수학·물리·화학·생명과학등 기초과학분야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스위스가 과학기술의 첨단국을 걷고 있는 것도 이같이 기초과학을 튼튼히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휠테르부총장은 『스위스 전체 19명의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취리히공대 재직 중 물리·화학상 및 의학상을 받은 학자가 11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고 자랑했다.
특히 이 대학은 매년 약7백억원을 투입, 산하에 원자력·컴퓨터·반도체·유전공학·환경오염·재료공학연구소등 84개의 연구소를 운영, 세계적 수준의 첨단기초과학연구를 하고 있다.
이들 기초과학연구는 기술직업학교 및 공업전문학교등의 실기교육과 기업체등 산업현장과결합, 첨단과학기술을 낳는다.
이 대학의 학생(1만9백97명) 모두가 대학입학을 위해 수학·물리·과학등 기초과학을 튼튼히 쌓은 스위스내 김나지움(3년) 출신의 영재들이다.
대표적인 김나지움이 이 대학부근에 있는 「칸타 김나지움」(교장 레만).
전학년동안 수학·물리·화학·생물등 4과목을 중심으로 공부하지만 졸업때는 고교과정 전과목에 대해 시험을 치른다.
이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1년간 낙제하고 학년마다 진급시험을 치러 낙제하면 바로 직업학교로 전학해야 한다.
전체학생수는 5백여명. 1개반이 22명이고 과목별 실험실·자료실·도서관등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이동수업과 토론식수업을 하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은 스위스내 7개종합대, 2개연방공업대 어느 곳이든 무시험 입학하지만 대부분 취리히공대에 진학한다. 스위스내에 이같은 특수 김나지움이 모두 12개교 있다. 국민학교 졸업생의 약 15%정도만 김나지움에 입학하고 나머지 85%는 3년제 중학교를 거쳐3∼4년간 직업학교에서 이론과 실기를 연마, 숙련공 또는 기능공이 되어 사회에 진출한다.
이밖에 기술계 직업학교 졸업생의 일부는 공업전문학교(3∼4년)에서 기초공학을 중심으로 한 전문교육을 받은 뒤 전문기사자격증을 얻어 공장이나 연구소등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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