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수은 섭취량 국제허용치 너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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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수산물 등 식품을 통해 국제허용치보다 많은 유해 중금속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이화여대 이서내 교수(식품영양학)가 국제 식량 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가 설정한 하루중금속 섭취허용량과 80년부터 88년까지 국내에서 발표된 조사보고서들을 종합해 얻은 한국인의 하루 중금속 섭취량을 비교한 결과 밝혀졌다.
즉 FAO등의 하루 수은 섭취허용량이 43㎍(몸무게 60kg기준)인 반면 국내에서 보고된 수은의 평균 섭취량은 73㎍ 이어서 우리 나라 사람들이 국제허용량보다 1·7배 높게 수은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카드뮴의 경우 FAO등의 허용량이 57∼71㎍이나 국내 평균 섭취량은76㎍으로 나타나 국내 섭취량이 국제기준보다 7∼33%가량 더 높았다.
납은 세계기준이 4백30㎍인 만면 국내평균량은 3백 71㎍을 보여 국내섭취량이 낮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국내에서 발표된 논문 중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문헌을 종합한 결과 카드뮴은 곡류·생선·조개 류에 많았고 수은은 생선·조개 류에 많았으며 납은 모든 식품이 골고루 오염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우리 나라의 경우 특히 수산물을 통한 수은의 오염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히고 『한국인의 1인당 하루평균 어패류 소비량을 75g으로 볼 때 선취되는 수은의 25%가 어패류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어패류를 많이 먹는 어촌의 하루 평균 섭취량을 1백50g으로 가정하면 수은 섭취량은 50%가 수산물에서 올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한편 이 교수팀은 지난67∼88년 국내에서 발표된 식품 중금속 함유량에 대한 보고서 중에서 FAO·WHO의 식이 섭취 국제기준치를 초과하는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해 보았다.
카드뮴(국세기준치 9·4PPM)은 49건의 국내조사 중 24건이 국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비소(국세기준치 3·0PPM)는 32건의 조사중 5건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한국인은 상당한 수준의 유해중금속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앞으로 반드시 식품의 중금속 오염에 대한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는 식품 중 중금속에 관한 규격기준이 설정돼 있기는 하나 이 기준은 식품의 제조·가공도중 오염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식품원료에 본래 함유된 양은 제외돼 있다.
따라서 수산물과 같이 생태계를 통해 자연적으로 오염되는 식품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보사부는 지난해말 있었던 우지파동을 계기로 최근 어패류에 대한 중금속 잔류 기준을 마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91년 이후에나 기준이 설정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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