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변신」으로 북한“문단속”강화/소 당중앙위 총회 내외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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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당 권력독점 종식” 소 시민들 환영
소련 공산당 중앙위 총회는 3일간의 열띤 격론 끝에 당의 권력독점 포기등을 골자로하는 새로운 당강령을 공식 채택,다당제 민주주의 체제를 향한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이같은 중앙위의 결정은 소련 개혁파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으나 소련 국내에서는 아직도 회의적 반응이 나타나고 있으며 미ㆍ일 등 서방국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대결의 종식이 아니라 새로운 대결의 출발로 보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소련의 「변신」은 북한ㆍ중국ㆍ쿠바 등의 새로운 결속을 낳을 것이라고 일본언론들은 보고 있다.<편집자주>
○…중앙위 총회가 국가의 정치적 장래에 관한 중대한 논의를 계속하는 동안 소련 전역에서 온 수많은 시민들은 회의장인 크렘린궁 옆에 있는 붉은 광장에 모여 회의 결과에 관심을 집중.
이날 오후 중앙위 총회가 당 권력독점 종식과 다당제 도입등을 내용으로한 고르바초프의 제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붉은 광장등에 모여있던 대부분의 소련 시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 시민은 기쁨에 넘쳐 『우리는 누구에게 표를 던질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여러정당들이 경쟁하는 정치체제를 가져야 한다』고 흥분.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이번 정치적 개혁이 아직도 충분치 못하다고 밝혔는데 흑해 크림반도에서 온 한 남자는 『우리 일반국민들은 페레스트로이카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보이는 것은 단지 혼란과 분열뿐』이라면서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을 비판했다.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에서 온 시민들은 『당 지도부가 이 지역의 민족분규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연합>
○…일본언론들은 소련 공산당중앙위 총회가 일당독재 포기를 승인한 것은 세계 사회주의국에 큰 충격을 주고있다고 보도했다.
일본경제신문은 8일 중국ㆍ북한ㆍ베트남이 일당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마지막 사회주의국가」라고 지적,이들 3국이 새로운 사태변화에 직면,연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다 건국이래 최대 지원국인 사회주의권의 맹주 소련의 「변신」은 북한의 폐쇄적 사회주의체제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북한 지도부는 중국ㆍ베트남ㆍ쿠바등 종래 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일단계 강화함과 함께 국내에서의 사상통제도 더욱 엄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셰비키혁명 이래 가장 혁명적인 결정을 채택한 소련 공산당 중앙위 회의결과에 대해 미국은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7일 회의후 이루어진 소련 당간부들의 기자회견은 미 텔리비전으로 생중계되었고 소련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들이 소개됐다. 60년대와 70년대 미 하버드대의 소련문제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컬럼비아대 명예교수인 마셜 슐먼 박사는 CNN 텔리비전 회견에서 이번 소련 당중앙위 결정은 새로운 대결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슐먼 박사는 『소련 최고회의가 남아있다. 공산당 독재를 보장한 헌법 6조에 관한 최종결정을 최고회의가 마무리 짓게 될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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