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아시안게임 종목별 총점검(20) 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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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골프는 국내에서 여전히 사치성 스포츠라는 인식이 뿌리 깊이 남아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시행예정인 골프장에 대한 종합토지세의 중과세와 셀프카트제도등 풀어나가야 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협회등 골프관련단체들은 그동안 대중스포츠로 뿌리 내리기 위해 애를 써왔으나 골프를 즐기기 위한 골프장의 절대부족등이 겹쳐 지탄의 대상이 되어온 것이 골프계의 현실이다. 그나마 지난75년 대학입시체육특기종목으로 채택되어 아마골프는 겨우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아시안게임에는 지난82년 뉴델리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 베이징(북경)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부가 추가되어 남녀단체 및 개인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남단체금·개인은 메달을 따냈으나 이번 베이징대회에서는 남자부의 메달권진입이 유동적인 상황인 반면 여자부에서 2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이 여자부에 이같이 자신을 갖고 있는 것은 구옥희(구옥희)이래 최고의 걸출한 스타로 평가받고 있는 원재숙(원재숙·21·이화여대2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원은 지난해 뉴질랜드선수권대회를 비롯, 국내·외 6개대회중 4개대회에서 우승하는등 안정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원은 지난해 평균타수에서 73·67타로 국내 아마·프로를 통틀어 최고의 타수를 기록하는 등 국내 프로선수들마저 압도하고 있다. 여자단체전에서도 지난해 퀸시리키트컵 대회(뉴질랜드)에 원을 비롯, 염성미(염성미·19·온양중앙여종고3년) 이종임(이종임·18·세화여고2년) 등이 출전해 호주·뉴질랜드·일본등을 제치고 우승하는등 기량을 과시한 바 있다.
다만 염과 이등 두 선수가 원재숙에 비해 한수 아래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것이 불안한 요소이긴 하나 일본외에는 강력한 라이벌이 없어 낙관하고 있다. 특히 원은 드라이브샷(2백20m안팎)이 취약점이나 어프로치샷과 퍼팅이 뛰어나 기대가 크다. 원의 라이벌은 88년 미국 아마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는 미국유학중인 일본의 핫토리 미치코가 꼽히고 있어 대적전이 예상된다.
한편 남자부의 한영근(한영근·26·남서울CC) 오진근(오진근·23·건국대4년) 김창민(김창민·20·건국대1년) 민혜식(민혜식·17·서울고1년) 등은 기복이 심해 협회를 불안케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경험이 부족한 한국선수들은 경기당일 컨디션에 따라 금메달을 노릴 수도 있으나 하위권으로 처질 가능성이 병존해 있는 상태다.
이에따라 협회는 서울아시안게임에서 단체금메달의 주역이자 개인전에서 필리핀의 라몬과 연장끝에 준우승한 재일교포 베테랑 김기섭(김기섭·48)을 대표팀에 복귀시킬 것을 검토중에 있다.
남자부는 여자부와 달리 일본·대만·중국·필리핀등 강팀들이 많아 한국은 힘든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협회는 1월 한달동안 대표선수들(남6·여5)에 대해 체력훈련을 실시했으며 오는 2월8일부터 경기경험을 쌓기 위해 필리핀·태국·홍콩등 아시아서키트대회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아시안게임등 국제대회에 대비한 경기력향상도 중요하지만 골프의 대중화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시점에 와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우선 고교·대학·실업팀등의 확충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골프장부족과 함께 경비가 많이 드는 스포츠라는 점. 골프장 문제는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 없으나 골프를 즐기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셀프카트등을 적극 권장함으로써 절반정도로 줄일 수 있다. 이같이 될 경우 골프는 사치스포츠라는 오명을 씻게 됨과 동시에 대중스포츠로 각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민우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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