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오픈마켓 짝퉁 조심 스타일을 망친다

중앙일보

입력

가짜 명품시계 빈센트 & Co 사건 이후 명품과 짝퉁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관세기구 자료에 따르면 짝퉁 시장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2004년 5400억달러(약 524조원)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롤렉스.루이뷔통 등 고가의 수입 명품을 중심으로 유통되던 모조품들이 매스티지 (Masstige: 대중적인 명품)브랜드로 확산,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이는 온라인으로 대량 유통돼 파급효과가 클 뿐 아니라 온라인구매 자체에 대한 불신을 낳고 있다.

# 온라인 오픈마켓 8군데 중 7군데에서 짝퉁 판매, 피해 소비자들 원성 높아
"온라인 오픈마켓에서는 알마니 시계를 50% 이상 싸게 살 수 있어요."
'오픈마켓'은 '개인 대 개인 거래' 온라인시장. 인터넷상에서 누구나 손쉽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최근까지 매스티지 명품 브랜드들이 5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이용이 급증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집계한 상위 5개사(6월부터 영업 시작한 싸이마켓 제외)의 올 1분기 거래액(매출액)은 1조1350억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02억원에 견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하지만 상거래가 아무 감독이나 제약없이 이뤄지는 허점을 악용, 짝퉁 제품이 무차별 유통되고 있다.

하 모(31세.여.연희동)씨는 지난 6월 옥션 오픈마켓에서 남성용 알마니 시계를 13만4000원에 샀다. 50%할인가가 매력적인데다 워낙 싸게 파는 물건이니 반드시 현금으로 입금해야 한다는 판매자의 말이 그럴듯해 가짜란 의심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는 것. 얼마 안 지나 날짜창이 고장나 판매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허사였다. 결국 국내 정식 수입업체인 갤러리어클락에 A/S를 의뢰했다가 모조품임을 알게 됐다. 옥션에 항의했으나 판매자를 판매금지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대답만 얻었을 뿐이다. 하 씨와 같은 피해자가 속출하자 갤러리어클락 측은 자체적으로 옥션 3곳, 다음 2곳, 인터파크 1곳, G마켓 1곳의 총 8개 오픈마켓에서 엠포리오 알마니 시계를 시험 구매했고 그 중 옥션 1곳을 제외한 7개가 짝퉁으로 밝혀졌다.

갤러리어클락 관계자는 "오픈마켓에서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이 지나치게 싼 것은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며 "반드시 공식업체를 통해 시리얼 넘버가 있는지 확인하고 진품 인증서를 발급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픈마켓에서 유통되는 짝퉁에 대해서는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사의 법적 책임이 없다. 또 판매자들이 잠적할 경우 추적이 불가능해 따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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