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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골집〉꼬들꼬들한 모래무지조림 일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북한강유역에 한폭의 그림 같이 자리한 강원도춘성군남면강촌리.
철지난 바닷가처럼 강촌의 겨울은 한가하지만 마을 어귀 북청식당(0361 (51)0020)에서 맛보는 모래무지조림은 무성했던 여름과는 또 다른 별미다.
모래무지조림은 함경도 북청이 고향인 북청식당의 안주인 조춘화씨(62)와 부산이 고향인 조씨의 남편 김성곤씨(62)가 30여년전에 개발한 별미음식이다. 김씨 부부가 이곳에 자리잡은 지난 77년부터 식당을 찾는 고객에게 내놓기 시작했다는 이 별미는 모래무지의 꼬들꼬들하고 담백한 맛과 함께 무맛이 일품이다.
모래무지는 오래 조릴수록 살이 꼬들꼬들해지고 뼈가 물렁해져 제 맛을 보려면 약한 불에 충분히 조릴 수 있도록 50분 정도 미리 주문을 해야한다.
여러가지 양념과 함께 철따라 생산되는 야채가 듬뿍 들어있는 모래무지조림은 술안주로는 물론 밥반찬으로도 좋아 반주를 겸한 식사에는 다른 반찬이 필요치 않을 정도다.
북청식당과 인연을 맺은 것은 3년전으로 이 식당 아들이 춘천남성합창단 단원이어서 단장인 내가 자연스럽게 찾게 됐다.
강원·영서 지역의 웬만한 식당은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음식 맛 감정에는 남다른데가 있다고 자부하는 내가 이 집을 단골로 한 것은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모래무지조림이외에 버섯무침·산채등 산나물과 함께 무·배추·상추등 야채를 직접 재배, 오염되지 않은 반찬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래무지조림은 20마리 정도를 조린 2인분에 8천원으로 값도 적당해 강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벗삼아 하루를 즐겨보는 것도 한겨울의 운치로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이정하<춘천남성합창단장· 성심치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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