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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보고 윤달 조기출산 열풍…건강엔 문제없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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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주부 오희선(33세, 가명)씨는 이번 달 중순 유도분만을 통해 분만 예정일보다 약 2주 정도 먼저 아기를 낳았다.

오씨가 분만을 앞당긴 이유는 바로 윤달 때문인데 보수적이고 완고하신 시부모님이 사주 때문에 일부러 날짜를 앞당기라고 한 것이다.

임산부시민단체 ‘탁틴맘’의 김유자 팀장은 “많지는 않지만 윤달뿐 아니라 아이의 사주를 위해 평소 날짜를 잡아 미리 아이를 낳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관계자들은 “일부 출산 휴가가 짧은 직장인 산모 중에는 아이와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출산을 앞당기는 경우도 있으며 최근에는 산모가 자신의 몸매 걱정으로 아이를 더 일찍 낳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조기출산은 산모와 아기에게 모두 안전한 걸까?

우선 산모와 아기의 건강학적 이유로 조기출산을 하는 원인에는 산모의 임신중독증이나 약물 복용, 태아 기형 등이 있다.

이 같은 경우에는 산모나 태아의 건강을 염려해 조기출산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자연스럽게 아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산모가 조기출산을 원할 경우 보통 37주가 넘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동국대 일산병원 산부인과 민응기 교수는 “태아가 거꾸로 있거나 할 때 등의 경우에는 응급 상황이 되기 전에 미리 시간을 잡아서 수술을 하게 된다”며 “그러나 아무 문제가 없는데 산모가 출산일을 앞당기고 싶어 한다면 보통 38주에서 39주 사이에서 날짜를 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예정일에서 2주 정도 이전의 기간에서는 조기출산을 해도 큰 위험은 없다는 것.

민응기 교수는 “실제적으로는 크게 위험하지 않지만 다만 약을 써서 진통을 유발할 때, 약으로 인한 진통 시간 등은 산모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유도분만이 더욱 힘들다, 쉽다 등의 의견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민 교수는 “37주 이상 되었다면 유도분만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자연적으로 가는 게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태아나 산모에게 문제가 없는 경우 임신 37주 이전 조기 출산할 때에는 아기의 폐와 뇌 성숙 등에 문제가 발생 등으로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다.

한편, 고위험 임신은 많은 경우 산모와 태아의 건강 문제로 조기출산을 유도하게 되는데 고위험 임신군은 다음과 같다.

- 15세 미만이거나 35세 이상인 임신부
- 4회이상 분만의 다산부
- 습관성 유산, 조산, 사산, 저체중아 분만 경험
- 신생아 사망 또는 선천성 기형아 분만 경험
- 모체의 만성질환 => 결핵, 매독, 당뇨병, 심장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갑상선질환, 악성빈혈 등을 앓았을 때 - 임신중독증, 고혈압, 단백뇨, 부종 등을 앓았을 때
- 임신 후반기 질 출혈(전치태반, 태반 조기 박리)이 있을 때
- 태아 발육부진이 의심될 때
- 다태아 임신 및 비정상 태위
- 양수과다 혹은 과소증
- RH(-)산모

도움말 : 동국대 일산병원 산부인과 민응기 교수 /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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