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0아시안게임 종목별 총점검|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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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의 높은 파고(파고)를 합심으로 뛰어넘자-.』
김재엽(김재엽·쌍용) 안병근(안병근·유도대조교) 하형주(하형주·일본유학)등 이른바 제1세대 기수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후의 한국유도는 앞날이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86아시안게임·88서울올림픽을 통해 꽃피웠던 영화를 계속 이어가기엔 솔직히 벅찬감이 없지 않다는게 유도계의 지배적인 분위기다. 올림픽직후 단행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고 대물림 할만한 신인기대주도 선뜻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유도는 지난해 10월 유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지 금메달 1개 (김병주· 22·유도대·78㎏급)를 건져 올렸을 뿐이다.
이같은 비관적인 분위기 속에 한국유도가 잡고 있는 북경대회 예상목표는 금3(남2·여1)·은5·동6개. 4년전인 86서울아시안게임 금6개에 비해 무려 3분의l 수준으로 축소 조정됐다.
이번 대회에 첫 정식종목으로 채댁된 여자유도 역시 역사가 짧은 한국으로서는 금1개 (조민선·18·서울체고·56㎏급)만을 손꼽을 정도. 그나마 대진운이 좋을 경우에 걸어보는 희망이다.
남녀모두 최대의 걸림돌은 역시 일본이다. 86아시안게임 참패에 자극받은 일본유도는 최근 강도관을 중심으로 일본유도계가 천하통일된 것과 때를 같이해 유도종주국으로서의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올 북경대회 총 금메달수는 모두 16개 (남녀 각8개체급). 이중 일본은 10개를 겨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북경대회가 IJF(국제유도연맹)의 도복규정에 따라 종전보다 품과 길이가 각각 8∼12㎝씩 늘어난 도복착용을 의무화함으로써 「큰기술」구사에 능한 일본선수들에게 훨씬 유리하다.
반면 「잡고하는」정통유도보다 「잡지않고 하는」변칙유도에 익숙해있는 한국선수로선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현재 한국이 꼽고있는 금메달후보로는 89세계선수권우승자인 김병주를 비롯, 동메달리스트 윤현(윤현·24·유도대·60㎏급)과 여자동메달리스트인 조민선등 3명. 이중 「확실한」 금메달감은 김병주.
한국유도 「차세대의 기수」로 떠오른 김은 일본의 모치다(지전달인)가 유력한 맞수로 꼽히나 세계선수권결승에서 꺾은바있어 자신감에 차 있다.
또 비록 세계선수권에선 동메달에 그쳤지만 경량급의 호프 윤현의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7월 오스트리아오픈과 소련오픈에서 거푸 우승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올라선 윤은 자신의 유도인생을 북경대회에 걸만큼 비장한 결의를 보이고 있다. 주요 라이벌로는 일본의 고시노(월야충칙)와 몽고의 다시곰핀.
여자 56㎏급의 조민선은 승부욕이 강한데다 체력 또한 뛰어나 여자유도의 새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52㎏급에서 한체급 올렸고 국내에선 정선용(정선용·서울체고)이 맞수이나 정의 부상으로 북경행이 유력시 된다. 결승에서 맞붙게될 호적수는 중국의 리우. 리우는 88서울올림픽에서 2위를 한 강호다.
한편 최근들어 전력의 급성장을 이룬 북한은 남자 71㎏급의 이창수가, 몽고는 남자 60㎏급의 다시곰핀과 95㎏급의 오브보긴이 각각 금메달사냥에 나설 기세여서 한국의 메달전선에 큰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창수는 올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다시곰핀과 오브보긴은 각각 3위와 준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전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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