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근태, 구리 꺾고 한·중 천원전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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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고근태 5단이 자신의 출세무대인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다시 한번 활짝 웃었다. 박카스배 한.중 천원전에서 중국 천원 구리(古力) 9단에게 2 대 1로 역전승하며 우승컵을 거머쥔 것. 중국랭킹 1위 기사인 구리는 2003~2005년 3년간의 한.중 천원전에서 한국 천원들을 연파하며 3연승을 달성해 왔으나 이번에 복병 고근태에게 발목을 잡혀 4연패에 실패했다.

고근태 5단은 사실 지난해 12월 천원전 우승컵을 따내기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젊은 유망주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승컵을 따내는 순간 고근태의 신분은 단번에 바뀌었다.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그는 2006년도 세계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할 수 있게 됐고 수많은 대회에서 세계의 일류 고수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었다. 프로기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것이었다. 애석하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4번의 출전에서 4승4패. 8강 이상 진출한 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완패라고 해야 옳았다. 고근태는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넘기엔 아직 역부족으로 보였다. 이번 한.중 천원전에서도 상대가 구리 9단인지라 고근태의 열세는 자명했다. 더구나 3번기의 첫 판은 완패. 하지만 고근태는 20일과 21일의 2, 3국에서 연승을 거두며 2 대 1로 승리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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