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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 바다생선 새 기생충감염원 ˝요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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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기생충의 패턴이 크게 바뀌는 추세다.
특히 최근 생선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아니사키스(고래회충)·간디스토마(간흡충)등이 문제되고 있다.
서울대의대 채종일교수(기생충학)는 『과거 심각했던 회충·십이지장충 등의 감염이 박멸사업으로 대폭 수그러든 대신 민물과 바다생선이 새로운 기생충감염원으로 확인되는 등 변화가 일고있다』고 밝혔다.
◇바다생선=고래의 위에서 성충이 된 뒤 대변에 섞여 배출된 아니사키스는 물벼룩에 들어갔다가 각종 물고기나 두족류에 옮겨진다.
이 때문에 바다생선회나 낙지·오징어회를 먹을 경우 이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특히 신체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아니사키스증은 생선회를 먹은지 3∼24시간이내에 복통과 함께 가슴이 불쾌하고 구역질이 나거나 토하는 등의 증세를 급성으로 나타내며 때론 응급실에 실려올 정도로 심한 경우도 있다.
만성으로 넘어가면 이 같은 막연한 증세가 길면 2년까지 나타나고 위·장에 덩어리(육아종)까지 만든다. 이 때문에 위암·위궤양·십이지장궤양·맹장염으로 오인될 수 있다.
연세대의대 임경일교수팀과 서울대의대팀의 조사에 따르면 아니사키스증을 일으키는 유충이 발견된 바다생선은 횟감으로 많이 쓰이는 도다리·광어·아나고(바다장어)·숭어·낙지·오징어 등이다.
채교수는 『아나고는 몸전체에서 1백%유충이 발견될 정도이나 다행히 대부분의 생선의 경우 우리가 즐겨먹는 부위인 살(근육)속에서 매우 적은 유충만을 발견할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주의할 점은 위·간·복막등 내장에는 아니사키스의 유충이 비교적 우글거리는 편이므로 먹지않는 것이 좋으며 살에 유충이 침범하지 않도록 깨끗이 씻는게 바람직하다.
생선이 죽어 신선도가 떨어지면 내장에 주로 있던 유충이 근육으로 파고 들어갈수 있으므로 가급적 싱싱한 것을 먹는 것이 좋다.
채교수는 『면역반응이 정상이면 3∼4개월후 자연 치유될수 있는 것으로 토끼실험에서 관찰됐으나 내시경으로 보이는 것을 뽑아내는 이외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감염예방에 힘써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물고기=페와 간디스토마가 많다. 일반적으로 흔히 발견되는 간디스토마는 간속의 담도에 염증을 일으켜 괜히 입맛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황달증세를 보이며 간경화를 거쳐 간암까지 일으킬수 있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모래무지·납자루·꺽지·버들치·돌고기등 30여종의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즐겨먹는 낙동강주민의 경우 약40%가 감염돼 있는 등 5대강유역에서 심각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생산되는「프라지콴텔」로 유충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구충제일뿐 간의 담도에 일단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특별한 방법이 없으므로 프라지콴텔을 복용하면 날것을 맘놓고 먹어도 된다는 식의 과신은 금물』이라고 채교수는 강조했다.
◇기타=이밖에 생식으로 생기는 기생충질환으로는 설사·복통 등 심한 소화기증상을 일으키는 ▲스파르가눔(뱀) ▲갈고리 촌충(돼지고기) ▲민촌충(소·양고기)등이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 갈고리촌충(유구조충)이 뇌에 침투하면 온몸에 발작과 마비증상을 일으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피부에 침투하면 멍울같은 것이 흉하게 울룩불룩생기기도 하나 특별한 치료대책이 없다. 민촌충(무구조충)은 간에 들어가 심하면 축구공같은 덩어리(포충낭종)를 만들기도 하며 뇌·폐에 침투해 각종증세를 유발한다.
한편 스파르가눔은 장벽에 뭉쳐 아니사키스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고 고환에 들어가면 불임의 원인도 될 수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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