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셰스쿠 마지막 공산당회의 속기록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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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발포명령 거부 각료에 총살 위협/“깡패놈들이 사회주의 파괴하려 덤벼든다/최후까지 싸우기 위해 군 직접지휘 하겠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는 지난해 12월 공산당회의에서 티미시와라시의 데모군중들에게 발포하라는 자신의 명령을 무시한 심복들에게 총살시키겠다고 위협했다고 루마니아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루마니아 리베라가 10일 보도했다.
다음은 이 신문이 보도한 지난해 12월17일 열렸던 공산당회의의 속기록 내용.
▲차우셰스쿠=토케스목사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경의 진압이 형편없었다. 티미시와라에 있는 동지들에게 시내 중심가에 탱크를 주둔시켜 힘을 과시하라고 명령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내가 알기로는 보안군과 경찰도 무장을 하지 않은것 같다.
▲내무장관=국경수비대를 제외하고는 무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차우셰스쿠=왜? 나는 모두 무장하라고 명령했다. 왜 무장시키지않은 상태에서 파견했나. 주먹으로 두들겨 패라고 보안군을 보냈다고. 민정경찰은 무장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어.
▲내무장관=서기장 동지,민정경찰은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차우셰스쿠=무장하고 있었으면 발포를 했어야지 그냥 당하고 있어. 내 명령을 지키지 않았어. 군장교들은 뭘했어. 왜 관여하지 않았어. 왜 발포하지 않았지.
▲국방장관=군인들에게 실탄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차우셰스쿠=왜 실탄을 지급하지 않았지. 실탄을 주지 않을바에야 집에 있으라고 하지. 도대체 국방장관ㆍ내무장관은 뭣하는 사람들이오.
▲엘레나=국방장관과 내무장관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어요.
▲차우셰스쿠=깡패놈들이 사회주의를 파괴하려고 덤벼들고 있는데 당신들은 어린애와 장난하는줄 알아. 카스트로의 말이 옳아. 성직자처럼 대화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불태워야지….
▲엘레나=그들은 겁쟁이야.
▲차우셰스쿠=겁쟁이보다 더 형편없는 녀석들이야…. 최고사령관의 입장에서 보건대 여러분은 국가와 인민,그리고 사회주의의 이익에 반하는 반역죄를 저질렀어.
▲비밀경찰총수=지당한 말씀입니다. 서기장 동지.
▲차우셰스쿠=왜 무장하지 않았어.
▲비밀경찰 총수=그럴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차수셰스쿠=정치국 집행위원회가 동의한다면 이시간부로 국방장관ㆍ내무장관ㆍ비밀경찰총수를 해임시키고자 한다. 지금부터 내가 군을 직접 지휘한다. 오늘 저녁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준비하라. 깡패놈들을 두들겨 팰 것이 아니라 총을 쏘아 죽였어야지. (해임당한 심복들에게) 당신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아시오. 당신들을 총살대로 보내겠소…. 몽둥이로 질서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당장 무기와 실탄으로 무장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엘레나=발포를 했어야지요. 그리고 시체를 지하에 갖다 놓아야지요. 한 놈도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도록 해야지. 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차우셰스쿠=최후까지 싸운다.
▲비밀경찰총수=실탄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쯤으로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차우셰스쿠=비가 오는 것처럼 공포탄만 발사해서는 안되지. 당사에 난입한 놈들이 살아서 걸어나오도록 해서는 안되지.<부쿠레슈티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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