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원씨 직책은 영업이사… "기술이사 근무" 청와대 해명과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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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궁금증은 노무현 대통령의 친조카 노지원씨에게 쏠려 있다. 그가 성인오락 '바다이야기'의 판매사 우전시스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당사자와 주변의 이야기는 일부 엇갈리기도 하고, 일부 일치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노씨는 스스로 검찰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 영업이사? 기술이사?=우전시스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노씨는 2003년 12월부터 2006년까지 영업이사로 근무한 것으로 공시돼 있다. 이는 그간 노씨의 보직을 기술이사로 밝혔던 청와대와 노씨의 주장과는 다르다.

노씨의 사표와 관련해서도 말이 다르다. 우회상장 작업을 위해 올 3월 지코프라임에 영입된 증권사 출신 이 모 경영지원본부장(상무)은 21일 "노씨가 사표를 내지 않겠다고 버텨 7월 6일 주총에서 해임결의안을 내겠다고 최후 통첩을 보내자 마지못해 주총 전날 사표를 냈다"고 설명했다.

사행성 게임 관련 업체에서 일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조카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주주총회 하루 전에 7월 5일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는 청와대와 노씨의 해명과는 다른 것이다.

◆ 우회상장에 역할 했나=우전시스텍과의 주식 교환 업무를 도맡았던 이 상무는 "에이원비즈의 신 모 감사에게 소개받은 한 인수합병(M&A) 부티크로부터 5월 초 우전시스텍을 소개받아 일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지코프라임은 우전시스텍을 처음 소개받은 지 2~3주 만에 주식 교환을 결정해 5월 23일 이 사실을 공시했다. 금융감독원이 코스닥 시장 우회상장 요건을 강화하기 직전이었다. 이처럼 속전속결로 진행된 주식 교환 과정 때문에 우회상장 과정에서 노씨가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이 상무는 "무한창투 김 모 상무와 모든 작업을 은밀하게 진행했다"며 "당시 지코프라임의 재무 상태가 좋아 누가 힘써주고 말고 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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