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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고사장 무전기 커닝 소동|외대 라디오에 정답 송신음 잡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지난15일 한국외국어대 학력고사장에서 무전기를 이용한 시험부정행위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대학 측에 따르면 15일 3교시 영어시험이 끝날 무렵인 오후2시45분쯤 교내 시청각건물 4층 12고사 실에서 FM라디오방송을 듣던 감독교사 최승애씨(29, 서울창문여중)가 라디오에서『××야. 잘 들리냐. 주관식2번이 엑스 아이 티 이디 (ecited)…』라는 영어주관식 2번 문제 정답을 불러주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
최교사는 즉각 대학입시본부에 알러 교직원 전영준씨(37)와 함께 FM방송을 확인해 보니 『주관식4번 에스 티 에이 아르(star) …』라는 정답을 알리는 남자음성이 계속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2분 정도 방송을 듣다 추적에 나서 방송에서 이름이 언급된 수험생들은 시청각건물 5층15고사장의 재수생 임모군(19)과 30m쯤 떨어진 인문사회관 고사실의 임모군(18)임을 확인했다.
대학 측은 임군에게서 가로3cm, 세로4cm가량의 FM라디오와 리시버를 압수했으나 임군에게서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으며 송신자도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외대 이인웅 교무처장은『임군과 임군이 부정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크나 송신자를 찾지 못해 부정행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입시현장에서는 이들의 시험자체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았으나 다른 증거가 나타나면 이들이 합격하더라도 합격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청계천전자상가에서 5만원에 판매되는 소형 일제송신기를 이용하면76∼108메가헤르츠주파수의 일반FM라디오로 1백m이내의 거리에서 정확한 수신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말에 따라 같은 고사실 또는 옆 고사실에서 함께 시험을 치르면서 답안을 불러주거나 먼저 퇴실한 수험생이 바깥에서 불러주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문교부는 수험생의 라디오청취가 부정행위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앞으로 대입시험에서는 소형라디오휴대를 금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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