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외래어표기 통일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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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언론 통페합 등으로 인해 위축되었던 언론매체들이 민주화 열기와 더불어 우후죽순처럼 창간되거나 복간되어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전문분야를 대변한다거나 민주언론의 기수를 표방하면서 종합일간지나 전문지, 그리고 각종 잡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독자층에서 볼 때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문을 비롯한 각종 매체는 외래어 표기 등이 서로 다를 뿐 아니라 표기법과는 상관도 없는 언어들이 난무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혼선을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
신문에서는 서로 다른 외래어 표기를 자행하고 있으며, 특히 TV방송에서는 외래어뿐만 아니라 맞춤법에도 맞지 않는 표기가 화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심지어 각종 분야에서 속속 생겨난 잡지는 새로 시행되고 있는 맞춤법 규정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말에는 상당히 많은 외래어들이 우리 말 화하면서 오히려 우리말보다 더욱 널리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널리 쓰이고있는 외래어가 일상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중시되어야할 회사명이나 상품명에서조차 표기법이 무시된 채 사용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매스컴의 책임 또한 클 줄로 안다. 매스컴 중에서도 독자들과 매일 만나는 신문의 역할은 그 어느 매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신문의 문장에 자주 쓰이는 보도용 외래어는 한국신문편집인협회에서 발행한 신문외래어표기편람」에 따른다고 한다. 그러나 신문편집인협회에서 규정한 표기방식이 맞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신문사마다 독자적인 규정이 별도로 있어 다르게 표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묘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스카우트-스카웃」「바통-배턴」「크레딧-크레디트」「팸플릿-팜플렛」「쿼타-쿼터」「카프롤락탐-카프로락탕」「초콜릿-초콜렛 」「맘모스-매머드」「플래스틱-플라스틱」「슈퍼마킷-슈퍼마겟」등 신문에서 흔히 접하는 낯익은 단어들로, 그 숫자는 상당수에 이른다.
게다가「바자」라고 표기해야 하는데도 굳이 바자회」라고 표기하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신문의 문장은 쉬운 말, 경제적 표현, 논리적인 서술을 그 생명으로 하면서 무엇보다 교과서적 표기법을 중시하는 것으로 평소 알아왔다. 이처럼 교과서적 표기법을 중시하는 신문이 지금이라도 앞장서서 원칙에 보다 철저하고 좀더 신경을 써 외래어 표기·맞춤법 등이 잘못 쓰여지고 있는 방송이나 각종매체의 오류를 계도, 올바르고 통일된 표기를 정착시키는데 더한층 노력해야할 것이다.
박미경 <경기도부천시남구송내동463의 6 동원아파트204동1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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