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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고급화... 백화점 "전국시대"|대기업들 내수기반 겨냥「가족생활쇼핑」도입 문화시설 경쟁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국상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롯데, 신세계, 미도파의 도심트로이카체제가 깨지고 대기업의 신규진출이 잇따르고 있으면서 서울업체는 지방으로, 지방업체는 서울로 쌍방진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소비구조의 고급화, 고객의 편리성추구와 함께 편의점(CVS), 대중양판점(GMS)등 새로운 형태의 소매점이 자리를 잡은 것도 두드러진 변화다. 백화점들은 쇼핑은 물론 증권투자, 레저까지 가능한 패밀리형 전생활 백화점으로 변신하고 있다.
서울의 도매상권도 전자, 의류, 건자재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상권변화를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올해의 백화점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할 만큼 신규참여업체가 늘었고 그에 따른 경쟁도 치열해지고있다.
서울에서는 롯데잠실백화점과 삼풍백화점이 새로 문을 열었고 동아, 해태, 삼미그룹등 대기업의 유통업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삼미는 서울한남동에 연면적 7천2백평규모의 삼미유나 이태원백화점을 부산유나백화점에 이어 두 번째로 짓고 있으며, 동아는 부평역 건너편에 부평동아백화점, 해태는 일본 슈퍼마킷체인인 헤이와도(평화당)와 기술제휴를 맺고 서울명일동에 박리다매형인 대중양판점 개설을 서두르고있다.
기존백화점들도 이에 질세라 롯데가 영등포역, 신세계가 율산과 함께 반포의, 호남고속터미널에 백화점신축을 추진중이다. 이들 업체는 또 부산, 대전, 대인 등에 백화점을 신축할 계획.
기존백화점의 확장, 지방진출에 다 신규업체의 진출로 90년대 중반까지 20여 개의 백화점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다 종합상사들도 수출보다 내수비중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진출을 내년도신규사업목표로 갖고있어 이들이 기존업체의 상권을 어떻게 비집고 들어갈지 관심거리다.
지방백화점의 사세확장도 만만치 않다. 대구동아백화점이작년에 쁘렝땅백화점을 오픈해 서울상륙을 처음으로 시도했고, 대구백화점이 포정에 진출했다.
서울, 지방 가릴 것 없이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백화점들은 경쟁력강화를 위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중 두드러진 변화는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개념을 떠나 가족단위로 모든 생활이 가능한 패밀리형으로 정착돼가고 있는 점. 지난1일 문을 연 삼풍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내에 헬스,
사우나, 수영장등 건강시설은 물론 증권투자, 문화교실 등을 갖췄고 새로 짓는 백화점은 모두 전생활화를 목표로 하고있다.
유통업계의 기술제휴도 잇따르고 있다.
신세계는 연초 일본세이부 백화점과 업무제휴계약을 체결했고, 롯데도 일본다카시마야 백화점 외에 다이에이 백화점과도 기술제휴를 했다. 이밖에 미도파는 도큐백화점, 쁘렝땅은 프랑스의 쁘렝땅 백화점, 한양유통은 미국서클K와 기술제휴중이다.
유통업계는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에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유통부문이 서비스분야의 주요의제로 포함돼있어 93년까지는 시장개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경쟁력강화를 위한 기술도입을 서두르는 추세다.
백화점의 직영체제강화, 자체브랜드개발도 두드러진 변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매출액 늘리기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상품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백화점 업계전체의 순수한 직영비율은 50%를 밑도는 수준인데 신세계의 경우 매년 10%씩 직영비율을 높여갈 계획이며 자체상표도 올해 6개를 새로 개발, 모두 17개로 늘렸다.
CVS및 GMS의 개설도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식 구멍가게인 CVS는 작년 초 서울구양재역부근에 문을 연 CI스토어가 최초인데 최근 한양유통, 미도파, 동화산업, 샤니등이 미국의 CVS엄체와 손잡고 본격적인 편의점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밖에 유공, 경인에너지등에서 추진하고있는 주유소형 편의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유소가 기름만 넣는 곳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자동차용품판매는 물론 담배와 간단한 먹을거리까지 팔겠다는 것이다.「유통을 장악하는 업체가 경쟁에서 이긴다」는 기업논리에 따른 대기업의 잇따른 유통업진출이 90년대 재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있다.<고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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