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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In&out맛] 도시남녀의 맛난 새 아지트 바로 저기! 도산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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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엄소민(임피리얼 팰리스호텔 근무.사진(右))씨는 요즘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주변을 자주 찾는다. 후배에게 밥을 사줄 때도, 친구랑 차를 마실 때도 간다. 업무상 접대할 경우에도 그곳으로 향한다. 먹을 데도 많고 먹을 것도 많아서란다. 사실 그렇다. 얼마 전만 해도 변변한 레스토랑이 없던 곳에 번듯한 가게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도산공원 주변=제 2의 청담동'이란 말이 나돌 정도다.

엄씨는 도산공원 주변 레스토랑가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요즘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주말 브런치 문화가 이곳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시작됐어요. 젊은 감각으로 음식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거죠. 음식 가격이 비싼 곳이 있긴 하지만 합리적인 레스토랑도 많아요. 게다가 아기자기한 패션 브랜드 매장과 토탈 뷰티 케어숍이 함께 있어 식사 전후로 가볍게 쇼핑하거나 아름다움을 가꾸는 덤까지 즐길 수 있답니다."

다음은 엄씨가 추천한 도산공원 주변의 맛집이다.

정리=유지상 기자 <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핑크 공주들의 단골집 핑크스푼(02-514-0745)

에스닉푸드로 대표되는 태국 음식 전문점. 그러나 분위기는 에스닉과 거리가 멀다. 하늘거리는 핑크색 커튼에 바이올렛 컬러의 소파, 그리고 메뉴판도 핑크빛으로 '공주' 풍의 절정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찰칵, 찰칵" 디지털 카메라의 셔터 누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똠얌꿍이나 쌀국수같이 일반적인 태국 음식부터 도미·가재 등을 이용해 만든 고급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향이 강한 정통 태국 음식을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해 향신료를 적게 사용해 태국 음식 초보자도 무난히 먹을 수 있다. 새우와 숙주가 들어간 달콤한 쌀볶음면 팟타이꿍(1만3000원)을 적극 추천한다.

브런치의 명가 텔 미 어바웃 잇(02-541-3885)

주말 브런치가 일품인 곳. 테라스의 옐로 톤 식탁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즐기는 브런치의 기분을 한층 업(up) 시켜준다. 핑크톤으로 꾸민 실내 공간은 여성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다. 브런치 타임은 토.일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30분. 사과주스, 해산물 토마토 수프와 치아파타브래드 토스트, 커피, 콜드 팩 또는 아스피린이 나오는 '어제 과음하셨어요(1만5000원)', 샴페인과 오렌지주스를 섞은 미모사 칵테일, 캐비어를 얹은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블루베리를 얹은 팬케이크가 나오는 '우리 미식가들을 위하여' (2만2000원) 등 재미난 이름을 가진 네 가지 가격의 브런치 메뉴를 갖추고 있다. 주말 브런치 타임은 인기가 높아 예약 안 하면 헛걸음하기 쉽다.

소개팅의 전당 모우(02-3444-6069)

강남 선남선녀가 소개팅 장소로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다. 고대 신전에 있을 법한 돌기둥 등 이국적 인테리어가 시선을 분산시킨다. 전체적으로 간접조명을 사용해 서먹한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해주며 '조명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야외 테라스와 홀, 룸의 세 가지 공간으로 분리돼 있어 다양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해결하고 디저트만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도 많다.

같은 건물 1층의 수제 베이커리 '가루'에서 만든 화려한 케이크는 한 조각에 1만3000원 내외. 요구르트 아이스크림(1만원)은 이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메뉴. 달지 않으면서 목젖을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영업한다.

왠지 몸이 허하다면 퓨魚(02-544-2590)

장어구이가 맛있어 보양식이 당길 때 찾는 곳이다. 장어는 강화도 갯벌 장어만을 쓴다는데 흙냄새가 없고 육질이 탱탱한 것이 특징이다. 장어코스 메뉴(점심 2만7000원, 저녁 4만원)를 주문하면 퓨전 스타일 샐러드에 간장 양념 또는 매콤한 양념의 장어구이가 메인으로 나오고, 생선 요리와 안심스테이크도 따라 나와 배가 볼록해지는 게 걱정될 정도다. 초밥을 비롯한 다양한 퓨전 일식 메뉴가 준비돼 있다. 무료 주차 대행 서비스.

일본 친구집서 먹던 그 맛 아리마(02-540-3126)

일본의 정통 가정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깔끔한 일식 레스토랑이다. 식사는 물론 가볍게 사케(일본 술) 한 잔 마시기도 편안한 곳이다. 서비스나 인테리어는 수준급, 그러나 가격은 '수준 이하'라 더욱 만족. 친구보다는 대접해야 하는 분을 모실 때 이용하는 나만의 비밀장소이기도 하다. 점심식사 메뉴는 덮밥류 7000원부터, 정식 코스 메뉴는 2만2000원부터. 닭튀김은 1만원.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 느리게걷기(02-515-8255)

도산공원 정문 앞에 있는 테라스가 있는 카페로 이 주변의 중심점이 되는 곳이다. 차 한 잔 손에 들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여유를 즐기기엔 최고다.

주 메뉴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샌드위치 6~7종류(1만원대)다. 유기농 빵은 질기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을 단번에 깨버릴 만큼 부드럽다. 샐러드에는 키위.와인식초.요구르트 등의 재료로 만든 드레싱을 사용해 맛이 깔끔하다.

얻어먹을 건수가 있을 땐 보나세라(02-543-6668)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운치 있는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 고급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가볍게 먹기에는 칼로리와 가격 모두 부담스럽지만 특별한 날 분위기 내기에는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정수한 물 대신 톡 쏘는 맛의 탄산수를 돈(5000원)받고 파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얻어먹을 건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장소다.

퓨전과는 격이 달라요 더 가온(02-3446-8411)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제대로 된 밥과 김치, 국 등 기본에 충실한 전통 한식당. 퓨전이라는 이름 아래 온갖 멋을 낸 레스토랑과 달리 가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솔직하게 지은 밥과 기본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만하다.

홍삼을 약탕기로 다려낸 국물에 오골계.자연송이.전복을 넣고 고아낸 '홍계탕'(사진)은 들어가는 인삼의 품질에 따라 가격 (9만9000원.19만9000원.29만9000원)이 달라지는데 값을 따지면 국물 한 방울 남기기 아깝다. 고급 재료에 작품성 식기 등을 사용해 전반적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은 편. 실속형 점심코스 메뉴는 2만2000원에 모듬전과 잡채로 시작해 고기 요리까지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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