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꽃 선물까지…한국 기업 문화 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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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회사는 직원을, 상사는 후배를 배려한다. 그게 한국 기업문화인 것 같다." SK그룹의 첫 '글로벌 인턴십'과정을 마친 외국인 대학생들은 하나같이 이런 소감을 털어놨다. SK그룹은 국내 유학 중인 외국인 대학.대학원생 160명을 뽑아 7월3일부터 8월12일까지 SK㈜.SK텔레콤 등 12개 계열사에서 인턴 사원으로 일하도록 했다.

SK텔레콤 자산관리팀에서 일한 리디아 메싱필드(24.여.독일.서울대 대학원 국어국문과)는 "인턴인 나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데 감명받았다"며 "보수적이고 개인 생활만 챙기는 독일 사람들과는 확연히 달랐다"고 말했다.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먹기로 약속한 친구가 늦게 와 기다리는데 이를 본 부서원들이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 서성대는 것으로 생각하고 '같이 먹을 사람 없으면 전화해라'는 내용의 e-메일을 스무 통이나 보내 왔다는 것. 그는 또 "동물로 분장한 사람들이 아침 출근 시간에 사옥 로비에서 꽃을 주고, 점심 땐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등 회사가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회식도 잊을 수 없는 체험으로 꼽았다. "무심코 내가 일 얘기를 꺼내자 바로 돌아오는 소리가 '마셔'였다. 술집, 노래방, 다시 술집…. 5차를 뛰고 새벽 네 시에 집에 갔다. 그런데 모두들 아침 일찍 나와 멀쩡히 일했다. 놀라운 사람들이다."(데이빗 김.24.재미교포.서울대 산업공학과 4학년) "과장.대리가 술을 마시고 허물없이 얘기를 나누며 가까워지는 모습을 봤다. 회식은 이렇게 팀워크를 다지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추웨이.26.여.중국.영남대 산업대학원)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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