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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중소기업 신기술로 세계시장 장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일본의 대기업들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구미기업이 보이고 있는 이른바 「대기업병」 이다.
이에 따라 기업내 조직에 모험정신·혁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기업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은 대기업에 비해 운신이 가볍고 따라서 모험·혁신정신을 발휘하기가 쉽다는 것. 특정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한 수요창출로 그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업으로 크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일본의 경제전문지인 주간 다이아몬드는 최신호에서 일본 중소기업들의 신기술·신부품·신소재 1백선을 싣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의 영역은 소재·에너지 분야에서 농·수·축산업, 의료·보건, 레저·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퍼져 있다. 중소기업이라 해서 일본 국내수요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기업들도 많다.
석정 공작연구소는 반도체 생산의 기본공정은 아니지만 반제품의 절단에 필요한 보조공정을 훨씬 간단히 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국내외에서 밀리는 수주물량을 대기 힘들 정도.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사진기 분야에서도 중소기업들이 종래 서구 제품보다 무게나 가격이 10분의1로 줄어든 측량용 카메라를 내놓았고, 조작이 어려웠던 홀로그래피 카메라를 소형에 완전 자동화시켜 항공기 부품이나 악기·치료 재료 등의 구조해석과 분석을 쉽게 할 수 있는 세계최초의 제품도 선보였다.
또 영어·독어 등과 일본어를 기계로 상호 번역하는 분야도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데 십인이란 중소기업은 외국기업의 잇따른 일본진출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매뉴얼의 번역을 간단히 할 수 있는 기계 번역 시스팀을 개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카드 사용이 불가결해진 점에 착안, 전촌 인쇄지기는 카드에 향내를 넣고 손에 쥐면 색깔과 모양이 변하는 매직카드를 개발, 눈길을 끌고 있다.
장능 엔지니어링은 용접공의 부족과 위험한 장소에서의 작업을 꺼리는 추세에 대응, 철골 구조물 위에서 용접작업을 하는 로봇을 생산해냈고 엠 이기연협동조합은 현미 상태의 쌀을 20분만에 찧고 씻어 밥으로 만드는 자동장치를 개발, 대당 15만엔에 가정용으로 팔고 있다. 또 스미스사는 화학약품과 물의 화학반응으로 순간 냉각을 시켜주는 팩을 개발, 올 3월 발매 후 5개월 만에 1백40만 개를 파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이 순간 냉각팩은 졸음을 막기 위해 자동차 운전자나 수험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얼음찜질 대용으로도 쓰임새가 많다. 전중 제작소는 서류 가방식으로 접어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골프퍼팅 연습매트를 개발, 1세트 5천8백 엔에 팔고 있는데 연간 5만 개의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 또 출판사들은 새소리가 함께 수록된 조류도감이나 클래식 연주녹음이 딸린 음악 해설서 등 활자와 사진·음성·음악이 함께 들어있는 CD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밖에도 레저문화의 다양화로 수요가 늘고 있는 간편한 선박접안용 부교도 주목을 끌고 있는데 수상레저 보급이 확대일로임에도 일본 전국의 계류 시설이 5만 척 분에 불과, 약 12만 척은 하천·해안 등에 불법 계류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수요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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