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신진서, 여유있는 질주

〈4강전〉 ○·신진서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10

장면 ⑩=지나놓고 보면 모든 게 쉽다. 백이 먼저 △ 자리를 차지하느냐, 아니면 흑이 먼저 A 자리를 차지하느냐. 사실은 이 한 가지에 모든 게 달려있었다. 하지만 셰얼하오는 그 사실을 몰랐다. 패망이 목전에 다가왔는데 그걸 모르고 태연히 후수를 잡고 말았다.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흑3에 이어 5,7로 비틀어 온다. 예리하다. 가슴 철렁한 최강의 저항이다. 그러나 승부 호흡에서 뭔가 한발 늦었다. 신진서는 우세를 잘 알고 있었고 상대의 저항을 따돌리고 승세를 지킬 대책을 세워놓고 있었다.

참고도

◆참고도=박영훈 9단은 흑3 자리를 젖히는 것이 흑에겐 불리하나마 마지막 기회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앙은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또 그곳을 두기 위해 백4를 선수로 당하는 것은 얼마나 쓰라린가. 실전 심리상 백4를 용납하기는 죽기보다 싫었을 것이다.

실전진행

◆실전진행=큰 수가 날 듯했으나 신진서의 백1이 훌륭한 대응책이다. 귀를 살든 2,4로 한 점을 잡든 마음대로 하라는 것. 셰얼하오는 바짝 추격에 나섰으나 신진서는 골인 지점을 가늠하며 여유 있게 질주하고 있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