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헐떡이는 젊은 여자…호주 분노 폭발한 백신 접종 광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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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방영된 호주 백신 광고. 한 젊은 여성이 병동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트위터 캡처

12일부터 방영된 호주 백신 광고. 한 젊은 여성이 병동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트위터 캡처

호주 정부가 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권유를 위해 제작한 광고 영상이 비판받고 있다고 BBC·CNN방송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호주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한 30초짜리 동영상 광고를 공개했다.

이 광고는 병원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한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진 화면에는 “누구라도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에 머무세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세요. 백신을 예약하세요”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광고는 호주 정부가 최근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코로나19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광고가 방영된 이후 호주 네티즌들 사이엔 찬반 논란이 일었다. 젊은 여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면서 젊은 층에 접종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광고의 의도로 읽히긴 하지만, 정작 광고 속 여성의 연령대는 접종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시민들이 호주 정부의 백신 정책에 쌓인 불만이 증폭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젊은 층은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다”, “젊은 여성을 광고에 내세운 것은 현실과 동떨어졌다”, “맞을 시기도 안됐는데 겁주는 건가”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빌 보우텔 뉴사우스웨일스대학 부교수는 젊은 여성의 호흡곤란 장면에 대해 “현재 백신 계획에 의하면 40세 미만 사람들은 접종 권고인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한 젊은 여성이 병동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출처 유튜브

한 젊은 여성이 병동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거친 숨을 내몰아 쉬고 있다. 출처 유튜브

광고 논란에 대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생생한 메시지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에 머물고 방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있다”며 “밖을 돌아다니는 젊은 층들이 그들을 포함해 공동체를 위험에 밀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에는 비판이 있기 마련”이라며 “불과 몇 주 전에는 저승사자를 인용해서라도 광고를 더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재 호주는 화이자 백신이 부족해 정부 백신 계획에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백신은 호주 인구 중 10%가 접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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