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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들은 사진부터 찍는다···中서 '미니 밀크티' 난리 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니' 사이즈가 대세

넉넉한 잔에 가득 들은 펄과 포만감이 느껴지는 우유의 맛. 한 잔만 마셔도 배가 금방 불러 식사 대용으로 마시는 이도 있을 만큼 밀크티는 '배부른' 음료다.

그런데 최근 밀크티 업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니' 열풍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기존보다 작은 잔에 음료를 담아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 '왕훙 밀크티'라 불리며 화제 몰이를 한 희차(喜茶)를 포함, 이뎬뎬(一点点), 후상아이(沪上阿姨) 등 다수 로컬 밀크티 프랜차이즈들이 미니 밀크티를 출시했다. '미니' 트렌드에 합세해 스타벅스, KFC, 맥도날드 등도 최근 미니 사이즈 음료를 서둘러 내놓고 있다.

중국 식음료 업계 트렌드 '미니 사이즈' 

 [사진출처=CB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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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밀크티'의 흥행은 최근 중국의 식음료 업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다. 〈중국식품소비경향백서〉에 따르면 2021년 새롭게 출시된 음료 제품의 37%가 '200mL' 이하의 저용량으로 출시됐다. 전년 27%보다 1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다.

[사진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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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중국 소비자들이 '미니 사이즈 밀크티'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는 '저렴한 가격', '적당한 용량', 'DIY 수요 충족' 등을 이러한 유행의 원인으로 꼽았다.

저렴한 가격, 적당한 용량 

중국 밀크티 업계는 고급화 바람이 한창 불고 있었다. 원래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국민 음료' 밀크티는 최근 들어 평균 시장가격이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 희차(喜茶) 등 새로운 프랜차이즈들의 고급화 전략 성공에 따라 고가 브랜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해서다. 한국 '고급 동네 빵집'들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프랜차이즈보다 동네 빵집이 더 비싸진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오죽하면 한 잔에 30위안(약 5000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성별 논쟁'이 발생했을 정도로 고가 브랜드들의 음료 가격은 높았다. 논쟁을 타고 '악명 높아진' 고가 밀크티 브랜드는 더욱 명성을 크게 얻었고,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 밀크티를 마셔보기 위해 그 지역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유명해진 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학생층을 공략하기는 어려웠다. 미니 밀크티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었다. 고가 밀크티 논란을 일으킨 희차의 경우 가장 저렴한 미니 밀크티가 6위안(약 1000원), 18위안에 두 잔을 제공하는 후상아이(沪上阿姨) 등 업체들은 저렴한 단가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이 방식으로 '대세 음료'를 마셔보고 싶지만, 구매력은 약한 학생들까지도 매장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용량이 적당하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밀크티는 다른 음료에 비해 포만감이 잘 느껴져서 다 못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적은 양의 밀크티를 마실 수 있어 더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사진출처=CB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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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구호 게임', 'DIY 제작' ··· 다양한 '미니 사이즈' 전략 

미니 사이즈 밀크티에도 프랜차이즈마다 다 다른 전략이 있다. 업체들은 미니 밀크티를 살 만한 Z세대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다양한 이벤트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음료를 주문할 때 '암구호'를 외치면 스티커를 제공해 준다거나, 다양한 밀크티 종류를 소비자가 원하는 배합대로 만들어주는 'DIY' 서비스 등 업체마다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사진출처=CB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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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때 더 돋보이는 '귀여운' 디자인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Z세대들이 열광한 것은 사진을 찍었을 때 더 돋보이는 '귀여운 디자인'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음료를 받자마자 스마트폰부터 꺼내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이 사진은 곧 이들의 SNS에 업로드된다. 'SNS에 올리기 좋은 소재'라는 점 때문에 미니 밀크티는 점점 바이럴을 타고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출처=CB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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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러한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업계 전문가 의견들도 보인다. 음식 낭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됐던 중국에서 미니 밀크티의 유행은 이러한 음식 낭비를 줄이는 것과 하나의 맥락에 있기 때문이다. '미니 사이즈'의 음료의 유행이 일시적 현상일지, 장기적 추세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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