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비슷한 오전 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행보를 지적해온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3일에도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X파일'과 관련해 "검증을 피하려 하지 말라"는 요구다. 윤 전 총장이 X파일을 '괴문서'로 규정하고, 여권이 만들었을 경우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반박하자, 이를 비판한 말이다.
홍 의원은 이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께서 무엇을 근거로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씀하셨는지는 모르나, 나는 윤석열 X파일을 본 일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는 홍 의원에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홍준표 후보가 (윤 전 총장 의혹을) 가장 잘 알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검찰의 후배이고, 지난 여름에 무엇을 했는지 다 아는 분이 바로 홍 후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홍 의원은 송 대표의 말을 일축하면서도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법의 상징인 검찰총장 출신이, 언론 보도에 의하면20여 가지 본인과 가족비리의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공직자는 늘 사찰을 당하고 산다는 게 홍 의원의 생각이다.
홍 의원은 "나는 초임검사 이래 36년간 늘 사찰당하고 살았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라며 "또 검찰총장은 대검 범정과를 통해 늘 범죄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찰을 하는 게 그 직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찰을 늘 했던 분이 불법사찰 운운으로 검증을 피해 가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정치판은 없는 것도 만들어 내는 판인데 있는 의혹을 불법사찰 운운으로 피해 갈 수 있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윤 총장에게 홍 의원은 "정면 돌파로 가족의 의혹을 풀라"고 요구했다.
지난 22일에도 홍 의원은 "국가 운영의 자질과 능력, 국민이 요구하는 엄격한 도덕성, 깊은 정치 내공과 경험이 없는 지도자는 일시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라며 "대선주자로 나서려면 실력과 도덕성부터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한 말이다.
지난 18일에는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국정 운영능력에 대한 자질 검증과 자신과 가족들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고 하는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적인 언급을 이어오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