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찬물 샤워하면 더 덥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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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 밤중 복사냉각 효과를 감소시키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사람, 자동차, 공장이 뿜는 인공 열은 여름의 수은주를 더 끌어올린다. 여기에 낮 동안 빌딩, 아스팔트 따위가 흡수했다 뿜어대는 열이 보태진다. 대기오염이 일으킨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을 떠다니면서 대기 밖으로 방출시켜야 할 열기를 붙잡아 두는 온실효과마저 가세했다. 도시 지역 기온이 주변보다 높아지는 열(熱) 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골보다 도시에서 열대야가 심한 이유다.

기온이 높으면 자는 동안 체내 온도조절 중추가 발동,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므로 몸을 뒤척이게 되고 꿈을 꾸면서 깊이 잠드는 단계인 렘(REM) 수면이 줄어든다.

열대야 불면증에서 벗어나려면 실내온도를 낮춰야 한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밤새 켜면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호흡기 점막이 말라 감기에 쉬 걸린다. 선풍기는 벽 쪽을 향하도록 해 1~2시간만 틀어야 좋다. 열대야에 시달리느라 밤잠을 설쳤다고 다음날 낮잠을 오래 자면 생체리듬이 깨진다. 생체시계가 헝클어지면서 불면증에 빠질 수 있다.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카페인이 든 커피나 홍차, 초콜릿, 콜라 그리고 담배를 피해야 한다. 찬물로 샤워하면 중추신경이 흥분할 뿐더러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됐다 확장되는 반작용이 생겨 체온이 오히려 올라간다. 15분 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 몸을 식힌 뒤 다시 잠을 청하는 것이 낫다. 자기 직전에 밥을 먹으면 더 덥다. 소화를 시키느라 몸에서 열이 난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지만 효과는 잠깐이다. 자다가 자주 깬다.

초저녁에 적당히 운동하면 열대야를 떨치는 데 도움이 된다. 당장은 무더워도 시간이 흐르면 체온이 내려가 수면을 취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잠 드는 데 적절한 온도는 18~20도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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