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응답자 모자라…국민의힘 당 대표 컷오프 발표, 오늘로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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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후보 간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당초 예상을 깨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자 “이 전 최고위원의 배후에 유승민 전 의원이 있다”는 배후설이 불거지며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당 대표 후보 8명서 5명으로 압축 #계파 논쟁, 상대 비방전으로 격화 #김은혜 “전대, 축제가 막장 돼버려”

주호영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정권 교체가 눈앞에 온 지금 논란의 불씨를 잠재워도 모자랄 판에 계파 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 계파 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정치적 꿈인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전날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연 (국민의힘으로) 오겠냐”고 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표가 후보자 모두에게 ‘중립과 공정의 신뢰감’을 줘야 한다”며 “분열이냐, 통합이냐.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지난 (4·7)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며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다”고 썼다. 그런 뒤 “이제 미래와 개혁을 주제로 치러지던 전당대회를 계파니, 조직이니 당직 나눠 먹기라는 구태로 회귀시키려는 분들, 크게 심판받을 것이고 반면교사의 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심판받을 탐욕스러운 선배들’ 비판에 주 의원은 “악담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고, 나 전 의원은 “섬뜩한 표현이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고 맞받았다.

김웅 의원도 “친하고 자주 모이면 계파냐”며 “저는 지금까지 달리 알았다. 자기들끼리 모여 문건까지 만들어 특정인 밀어주자고 하는 것, 그런 짓이 계파 정치인 줄 알았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친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전 특임장관 주도의 ‘국민통합연대’가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비판한 것이다.

공방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당대회가) 단 하루 만에 ‘축제’에서 ‘막장’으로 변질됐다”고 썼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는 이날 오후 대표 후보 8명 중 5명을 가리는 예비 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하려 했지만, 여론조사가 예상보다 늦어져 28일 오전으로 발표를 미뤘다. 선관위 관계자는 “20대 여성 응답자가 부족해 할당량을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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