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첫 기소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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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형사 기소당한 첫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탈세 수사한 뉴욕 검찰, 대배심 소집 #WP “범죄 증거 찾아냈다는 의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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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는 뉴욕 맨해튼 지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대배심을 구성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이러스 밴스 맨해튼 지검장은 트럼프 그룹의 범죄와 관련해 최근 대배심을 소집했다. 트럼프 그룹이 자산 가치를 부풀리거나 축소하는 등 임의로 조작해서 대출과 납세에서 불법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 핵심 혐의로 파악된다.

대배심은 앞으로 6개월간 일주일에 3일씩 모여 이 범죄와 연루된 관계자들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수사 대상 중 한 명이다. 대배심은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이 다수결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형사 절차로, 뉴욕주는 중범죄에 한해 형사 기소를 위해선 대배심 제도를 거쳐야 한다.

밴스

밴스

WP는 “맨해튼 지검이 대배심을 소집했다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그의 측근이나 트럼프 그룹의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아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밴스 지검장을 필두로 한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트럼프 그룹 수사에 박차를 가해 왔다.

전 맨해튼 검사였던 레베카 로이페도 “대배심을 소집해 증거와 증인을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밴스의 수사가 진전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맨해튼 지검은 2016년 트럼프 그룹의 자금이 트럼프와 혼외 관계를 주장하는 전직 포르노 배우 등에 입막음용으로 흘러갔다는 혐의를 놓고 수사를 벌이다 각종 탈세 정황 등을 포착하며 수사망을 넓혔다. 최근엔 트럼프 그룹의 과거 납세 내역도 다량 확보했다.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한다면 전직 대통령이 미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되는 초유의 일이 된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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