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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PK 승이면 어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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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수원 삼성으로 이적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7월 22일, 이관우는 소속 팀이던 대전 시티즌 사무실을 찾았다.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관우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풍겼다. 돈 없는 시민 구단이어서, 먼저 김은중이 떠나갔던 경험이 있어 대전 팬들은 이관우보다 더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열흘 뒤인 1일, 이관우는 홈이 된 수원에서 친정팀 대전을 맞이했다.

이관우는 대전의 장수였다. 이관우가 이끌던 대전에 수원은 2003년 5월 4일 0-2로 패한 뒤 3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12경기(7무5패) 무승이다.

수원은 그를 데려와 중원을 맡겼다. 수원이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대전을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이 무승부로 남기 때문에 수원의 대전전 무승 경기 수는 '13(8무5패)'으로 늘어났다. 선제골은 대전에서 터졌다. '선수비-후역습' 작전으로 나선 대전은 후반 36분 공오균이 배기종의 왼쪽 코너킥을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슛, 선제골을 작렬시켰다.

수원은 3분 뒤 송종국의 오른쪽 코너킥을 이싸빅이 곧바로 헤딩골로 응수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FA컵 규정상 연장전 없이 승부차기에 들어갔고, 수원은 골키퍼 박호진의 선방으로 4-2로 승리했다.

FC 서울은 김은중.정조국.박주영의 릴레이 골로 후반 32분 엔리키가 1골을 만회한 포항 스틸러스를 3-1로 제압, 8강에 합류했다.

수원=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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