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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감동·열정 넘치는 콘서트 무대 위만큼 바쁜 무대 뒤를 엿보다

중앙일보

입력

공연 시작 전 적막이 가득한 콘서트 백스테이지에 일일 스태프로 변신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올랐다. 왼쪽부터 김태인(서울 영훈국제중 1) 학생모델·이은별(서울 양전초 6)·장재인(경기도 보평중 2) 학생기자.

공연 시작 전 적막이 가득한 콘서트 백스테이지에 일일 스태프로 변신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올랐다. 왼쪽부터 김태인(서울 영훈국제중 1) 학생모델·이은별(서울 양전초 6)·장재인(경기도 보평중 2) 학생기자.

가수·팬 모두 즐기는 무대 위해

콘서트 백스테이지는 쉴 틈 없답니다

공간을 가득 메운 박수, 번쩍이는 조명, 심장을 쿵쿵 뛰게 하는 음악…. 우리는 화려한 무대 위 주인공을 바라보며 환호하죠. 모두가 행복한 순간, 마치 물 밑에서 쉴 새 없이 발을 구르는 오리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곳이 있어요. 바로 백스테이지(무대 뒤쪽에 마련된 공간)입니다. 기획자·작가·연출가·미술가·음향관계자 등 수많은 이가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공연업계가 조금씩 돌파구를 찾으며 우리 곁에 돌아올 준비를 마쳤는데요. 지난 1년 어떤 변화를 맞았는지,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맞아 어떤 발전을 꾀하고 있는지, 백스테이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소년중앙이 직접 만났습니다.

글=박소윤 기자 park.soyoon@joongang.co.kr, 사진=이승연(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태인(서울 영훈국제중 1) 학생모델·이은별(서울 양전초 6)·장재인(경기도 보평중 2) 학생기자

2021 에일리 전국투어 콘서트 ‘Show Tok’ 현장을 찾다

스태프 스티커를 붙이고 리허설 현장에 입장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밴드 사운드 체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스태프 스티커를 붙이고 리허설 현장에 입장한 소중 학생기자단이 밴드 사운드 체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21. 05. 08. 10:30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경기도 안성 안성맞춤아트홀. 아직 그 누구도 입장하지 않은 텅 빈 객석을 본 김태인 학생모델·이은별·장재인 학생기자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에일리 전국투어 콘서트의 연출을 맡은 노성일 감독이 “백스테이지 현장에 온 걸 환영해요”라며 스태프에게만 부여되는 스티커를 나눠줬죠. 스태프 스티커가 있어야 공연장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거든요.

“원래 리허설할 시간이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과정을 최소한만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은 밴드 사운드 체크와 테크니컬 리허설(Technical Rehearsal)만 지켜볼 수 있죠. 에일리는 모든 공연을 라이브로 소화해서 노래의 배경음이 되는 밴드 사운드 체크가 필수예요. 풍부한 소리를 내기 위해 드럼부터 건반까지 다양한 악기를 사용합니다. 테크니컬 리허설은 디자이너와 기술진이 장면 전환, 조명 큐, 음향 큐 등을 포함한 모든 기술적 사항을 점검하는 연습이에요. 무대 배경이 계속 바뀌고 조명도 왔다 갔다 하는 거 보이죠?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 여러분이 객석에서 보는 무대가 완성되는 거예요.”

밴드 사운드 체크로 분주한 무대 위. 드럼·건반·기타 등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져 노래의 배경음이 되기 때문에 세심하게 소리를 점검한다.

밴드 사운드 체크로 분주한 무대 위. 드럼·건반·기타 등 다양한 악기가 어우러져 노래의 배경음이 되기 때문에 세심하게 소리를 점검한다.

리허설 중 “코로나19 방역이 실시되니 공연장 밖에서 대기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스태프가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관객의 안전을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리허설 중 “코로나19 방역이 실시되니 공연장 밖에서 대기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스태프가 현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관객의 안전을 위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4시간 뒤 에일리가 설 무대 중간에는 핑크색 스탠드 마이크가 우뚝 서 있었어요. 평소 노래와 춤에 관심 많은 태인 학생기자가 “가수가 된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습니다. 사운드 체크가 한창인 밴드에 방해될 수 있으니 서둘러 백스테이지로 향합니다. 인터컴(Intercom·스태프 간 의사소통에 쓰이는 통신 장비)부터 공연자를 비출 롱 핀(Long-Pin·특정 대상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조명 장비), 웅장한 소리를 책임질 앰프(Amplifier·신호의 증폭작용을 하는 장치) 등 각종 장비가 늘어서 있었죠. 공연자는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다가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연출 방식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한창 백스테이지를 둘러보던 중 공연장 방역을 위해 밖에서 대기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어요. “방역수칙은 항상 엄격히 준수합니다. 아쉽지만 점심 먹고 본 공연 때 만나요.” 노 감독의 안내에 따라 밖으로 나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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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05. 08. 13:30
공연 시작 30분 전이 되자 안성맞춤아트홀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바빠졌어요. 코로나19를 걱정하면서도,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철저히 하고 대기석에서조차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관객의 모습에 학생기자단도 안심하며 티켓을 발권해 자리로 향했습니다. “제 인생 첫 콘서트예요.”(재인) “저도 발레 같은 공연은 본 적 있는데, 이런 공연은 처음 봐요.”(은별) 인증샷도 찍고, 응원봉도 껐다 켰다 점검하며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한 학생기자단. 그 사이 공연장 곳곳에 위치한 스크린에서는 계속해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안내 문구가 나왔죠. 안전한 공연 관람을 위해 마스크를 다시 한번 단단히 고쳐 썼습니다.

무대 위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에일리.

무대 위에서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는 가수 에일리.

2021. 05. 08. 14:00
공연장의 모든 불이 꺼지고, 무대를 비추는 조명과 함께 에일리가 등장했어요. 멋지게 첫 곡을 마친 에일리는 함성은 자제하고, 박수와 응원봉으로 격려해 달라고 당부했죠. 이어 말을 못 해 답답할 관객들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공유했어요. 소중 학생기자단도 서둘러 입장했죠. 에일리는 무대 위 스크린에 뜬 오픈 채팅방 화면을 바라보며 관객과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 맞춘 특별 소통 창구인 셈이죠. 소리 내 대화할 때보다 의견을 잘 전달할 수 있고, 공연자에게 직접 관객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에 학생기자단은 “포스트 코로나에 어울리는 소통법”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어요. 대화를 마친 후 펼쳐진 공연에서는 에일리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퍼포먼스에 공연 시작 전 살펴본 롱 핀, 앰프 등 장치가 더해져 완벽한 공연이 펼쳐졌죠. 백스테이지에서 학생기자단과 만난 에일리는 “귀한 시간을 내 공연을 보러 와줘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어요. 공연자의 뜨거운 열정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공연업계의 노력까지 무대 안팎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공연장 내 함성·대화가 금지되자 공연업계는 공연자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안했다. 오픈 채팅방에 입장한 관객들이 에일리를 응원하는 모습.

코로나19로 공연장 내 함성·대화가 금지되자 공연업계는 공연자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안했다. 오픈 채팅방에 입장한 관객들이 에일리를 응원하는 모습.

공연이 끝난 뒤 가수 에일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 재인 학생기자는 “최고의 콘서트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난 뒤 가수 에일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 재인 학생기자는 “최고의 콘서트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노성일 공연 연출 감독을 만나다

약 20년간 활동하며 비·지오디(god) 등 굵직한 가수의 무대를 연출한 노성일 감독.

약 20년간 활동하며 비·지오디(god) 등 굵직한 가수의 무대를 연출한 노성일 감독.

약 20년간 감독으로 활동하며 비·지오디(god)·인순이·에일리 등 내로라하는 가수의 공연을 모두 성공적으로 연출한 노성일 감독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거의 열리지 않은 2020년은 그에게도 참 힘든 1년이었다고 해요. 소중 친구들에게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공연 감독이란 직업의 이모저모, 함께 살펴볼까요.

태인: 공연 감독이라는 직업이 멋있어 보여요. 어떻게 하면 연출가가 될 수 있나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365일 음악을 달고 살았어요. 자연스레 음악 관련 직업을 갖게 됐는데 함께 일하던 지인의 권유로 26살 연출 감독으로 데뷔했죠. 연출가가 되려면 공연 영상 많이 보는 건 기본이고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길 바랍니다. 같은 노래도 지금 듣는 거랑 3년 뒤에 듣는 거랑 다르거든요. 멜로디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사가 더 와 닿기도 하죠. 3년이란 시간 동안 그 노래를 이해할 수 있는 경험치가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음악을 많이 듣고 경험도 풍부하게 쌓아 공연 감독이 됐다면 이제 내가 맡은 가수의 음악을 계속해서 들어야 합니다. 어떤 장르의 노래를 했고, 어떤 성향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죠. 또, 유튜브에서 공연자가 출연한 옛날 방송까지 쭉 찾아보면서 그의 삶을 들여다봐요. 마지막으로 팬이 좋아하는 걸 파악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전에 가수 비의 공연을 연출한 적 있는데, 에너지가 엄청나거든요. 정말 멋있고 좋은데 관객이 숨 쉴 틈조차 없는 거예요. 이전과 다른 공연을 만들고 싶었고, 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비의 귀엽고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더라고요. 공연이 끝나고 ‘이번 공연 최고였다’는 팬들의 반응을 보며 뿌듯했던 기억이 있어요.
노성일 감독이 스태프와 함께 최종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며 현장을 관리한다.

노성일 감독이 스태프와 함께 최종 리허설을 지켜보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전반적인 상황을 지켜보며 현장을 관리한다.

무대 뒤 스태프의 모습을 연출한 김태인 학생모델.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스태프는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무대 뒤 스태프의 모습을 연출한 김태인 학생모델.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스태프는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태인: 감독으로 일하며 대중이 갖는 선입견·오해 때문에 속상했던 적도 있으신가요.
감독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 있잖아요. ‘갑질할 거다’ ‘연예인하고만 어울릴 거다’ ‘감독이면 잘생기고 예쁜 사람 많이 보겠네?’ 하는 시선은 2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더라고요. 속으로 생각하죠. 나는 잘생기고 예쁜 사람 보는 일을 하는 게 아니고, 무대 잘 만드는 게 직업인 사람이다. 속상하긴 하지만 묵묵히 제 일을 해내고 결과로 인정받는 수밖에 없겠죠.
은별: 이번 취재를 통해 하나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분이 고생하신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도 한 명만 꼽자면 가장 힘든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망설임 없이) 공연자예요. 예를 들어 공연이 끝나고 퇴장하다가 관객이 다쳤다, 그러면 모든 기사가 ‘000 콘서트서 사고’라고 떠요. 음향 사고가 나면 ‘000 공연 음향 사고’라고 나오죠. 퇴장하다 관객이 다친 건 개인의 부주의 때문이거나 공연장의 문제일 수 있고, 음향 사고는 음향팀의 책임이잖아요. 하지만 대중의 인식은 다르죠. 공연자가 잘못하지 않았더라도 공연장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공연자가 안고 가는 거예요. 이름을 걸고 공연하는 공연자에게 주어진 책임감의 무게죠. 한번은 공연 전에 모든 팀이 찢어져서 각자 맡은 부분을 최종 점검하는데, 저희가 봤을 땐 빠진 부분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공연자가 ‘이건 어떻게 된 거예요?’라며 딱 하나 잘못된 걸 찾아내더라고요. 그만큼 자기 공연에 진심이고, 책임감이 있다는 거죠.
재인: 여태까지 연출한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은 공연(혹은 출연자)가 있다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공연이 특별해요.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이 없다 보니까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15년 전 공연까지 머릿속을 스쳐 가는데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는 거예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2014년 지오디 복귀 공연 첫날이 기억나네요. 극적으로 합류한 멤버를 위해 등장 부분에 팬들이 울컥할만한 장면을 넣었는데, 제 예상보다 훨씬 격한 반응이 나왔어요. 함성과 오열을 넘어 거의 절규였던 것 같아요(웃음). 모든 공연이 소중하지만, 그날 그 장면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재인: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업계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감독님의 의견이 궁금해요.
공연 오프닝 화면을 봤다면 알겠지만, 그 안에 하고 싶은 말을 담았어요. 오랜 시간을 돌아 힘들게 만난 만큼 이 시간이 더 귀하게 느껴졌거든요. 뮤지컬·연극·오페라는 되고 콘서트는 안 된다는 규정이 공연업계 사람들을 아주 힘들게 했어요. 지난해에는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공연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백수가 됐다고 말할 정도였죠. 에일리 전국투어가 코로나19 시대 공연의 포문을 여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생각해도 대규모 야외 페스티벌 같은 건 시기상조가 맞거든요. 하지만 오늘 공연처럼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혹시 모를 상황에도 빠르게 대처한다면 차차 공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요.
에일리가 오픈 채팅방을 통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에일리가 오픈 채팅방을 통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은별: 코로나19로 아직도 공연 진행에 제한이 많은데, 어떻게 보완해 나가실 계획인가요.
저 혼자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번 공연처럼 오픈 채팅을 통해 가수와 소통한다든지, 응원봉 등 도구를 이용해 시각·청각적으로 응원하는 방안은 낼 수 있겠지만요. 우선, 기본적으로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합니다. 일상에서 방역수칙 잘 지키고 조심하면 공연자와 관객 사이 거리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방역수칙이 맞다, 틀리다 말이 많은데, 그걸 논하기 전에 일단 잘 지켜야 해요. 지키지도 않으면서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스스로에게도 떳떳하지 않은 행동이죠.
은별: 공연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요.
처음 무대 연출을 시작한 게 스물여섯 살이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한국 공연 감독의 연령층을 낮췄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웃음). 지금 제 목표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들이 날 필요로 했으면 한다는 거예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걸 향해 달려가는 것보다 지금 내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달았죠. 사람들이 계속 찾아주는 감독, 멋지지 않나요.

이지선 공연 작가를 만나다

경력 10년의 이지선 작가는 방송 작가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공연 일을 맡게 됐어요.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재미를 느껴 지금까지 공연과 방송 일을 함께하고 있죠. 공연 작가라는 직업을 처음 접하는 소중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작가의 역할은 공연이나 방송이나 비슷합니다. 기획부터 대본 작업까지,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는 데 있어 빠져서는 안 될 공연 작가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카메라를 통해 무대를 체크하고 있는 이은별(왼쪽)·장재인 학생기자. 객석 중간에 설치된 카메라는 공연을 즐기는 관객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장의 흥응 돋우는 데 쓰이기도 한다.

카메라를 통해 무대를 체크하고 있는 이은별(왼쪽)·장재인 학생기자. 객석 중간에 설치된 카메라는 공연을 즐기는 관객의 모습을 보여주며 현장의 흥응 돋우는 데 쓰이기도 한다.

태인: 공연 작가가 얼마나 세심한 영역까지 대본으로 작성하는지 궁금해요.
공연 타이틀 및 기획 단계부터 참여합니다. 공연 콘셉트가 정해지면 세부 구성에 들어가는데, 내용에 따라 멘트나 코너의 비중이 달라지죠. 일반적으로 공연 중간 멘트의 경우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정리한 뒤 대본을 작성하고, 토크·게임 코너가 들어갈 경우 토크 주제·게임 방식 등에 대해 연출팀과 회의 후 대본을 만듭니다.
은별: 공연 관련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시나요.
책·잡지·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접하려고 노력해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뭘 보더라도 그냥 흘려 보지 않게 되더라고요. 재미있거나 유행하는 아이템이 있으면 잊어버리지 않도록 바로 휴대전화 메모장에 적어놓는 편입니다.
재인: 공연 중 돌발 상황에 대비한 대본도 정해져 있나요.
공연 중 종종 돌발 상황이 일어나곤 하는데요. 어떤 사고가 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본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대신 상황에 맞춰 프롬프터(카메라나 별도 스탠드에 모니터를 설치해 출연자가 대사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장치)로 전달하거나, 연출진과 정리 후 아티스트에게 인터커뮤니케이션으로 전달하기도 해요.
이 작가는 ‘2021 에일리 전국투어 콘서트 ‘Show Tok’’ 대본 작업 전 에일리와 직접 만나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작가는 ‘2021 에일리 전국투어 콘서트 ‘Show Tok’’ 대본 작업 전 에일리와 직접 만나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인:대본 작업 전 공연자와 대면하기도 하나요.
공연자와 사전 미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담당 매니지먼트와 미팅하기도 해요. 시간·횟수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초반 사전 미팅, 대본 최종 리딩 시 만나 2~3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눕니다. 최종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서로 e메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대본을 수정하죠. 이번 공연을 함께한 가수 에일리의 경우 사전에 직접 만나 어떤 토크·코너를 구성할지 이야기했고, 중간중간 밴드·공연 리허설에도 참여해 대본 리딩 및 수정을 진행했어요.  
재인: 공연 작가가 되기 위한 경로는 어떤가요.
작가라고 해서 꼭 국어국문학·문예창작과 같은 관련 학문을 전공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실제로 주변을 보면 순수미술 전공부터 경영학과·사회체육학과 등 다양한 공부를 한 작가를 쉽게 만날 수 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많이 읽고, 재미있는 글을 쓰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줄 알아야 해요. 방송 작가 학원에 다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저는 방송 작가로 일하다가 함께 일하는 선배의 소개로 우연히 공연 일에 발을 담게 됐는데요. 사실 업무 자체는 방송과 크게 다를 게 없어서 ‘공연 작가만 하는 일’이란 건 딱히 없습니다.
왼쪽부터 김태인 학생모델·이은별·장재인 학생기자가 백스테이지에서 포즈를 취했다. 무대 뒤에서 바라보는 객석의 모습이 사뭇 새롭다.

왼쪽부터 김태인 학생모델·이은별·장재인 학생기자가 백스테이지에서 포즈를 취했다. 무대 뒤에서 바라보는 객석의 모습이 사뭇 새롭다.

태인: 작가의 입장에서 공연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관객과의 소통을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소통은 단순한 ‘말’뿐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뜻해요. 현장에서 보면 공연자가 스스로 공연을 즐기고 재미있게 임한다면 관객에게도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전달되더라고요.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예전처럼 많은 관객과 직접 대면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워요. 그럼에도 멀리서 응원해주는 관객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연에 임하는 공연자의 모습에 ‘꼭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소통할 수 있구나’ 깨닫곤 하죠.
은별:공연 작가로 일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근 1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단순히 일이 없어서 힘들었다기보다 온라인(비대면) 공연을 진행할 때 관객의 환호성이나 직접적인 반응을 접할 수 없는 상황이 슬프더라고요. 채팅창에 ‘앵콜! 앵콜!’ 문구가 도배되는 화면을 볼 때의 감정이란(웃음). 작가인 저도 이렇게 안타까운데, 직접 관객들과 눈 마주치고 호흡했던 공연자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싶어요.
공연 시작 전 타임테이블을 확인하며 막바지 점검에 들어간 스태프의 모습. 1초의 어긋남도 없이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시간 체크는 필수다.

공연 시작 전 타임테이블을 확인하며 막바지 점검에 들어간 스태프의 모습. 1초의 어긋남도 없이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시간 체크는 필수다.

재인: 반대로 가장 보람찬 순간이 있다면요.
공연이 끝난 후 함께 공연을 만들어간 모든 스태프와 ‘고생했다’ 한마디를 나눌 때 가장 보람찹니다. 퇴근하면서 ‘힘들었지만 이번 공연 정말 재밌었다’ 생각이 들면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보낸 것 같아 힘이 나죠.
은별: 앞으로 어떤 공연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간 참 다양한 콘텐트를 시도했어요. 온라인 공연이 많아지다 보니 노래 위주의 공연보다 소통할 수 있는 토크 코너, 영상물 위주 활용이 늘었죠. 공연의 폭이 넓어진 건 좋은 일이지만 관계자들의 피·땀·눈물이 담긴 작업이라 안타깝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종식하면 날씨 좋은 야외에서 즐기는 페스티벌을 기획해보고 싶네요.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기다리다 보면 마스크 없이 만날 그 날이 오겠죠?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에일리 콘서트의 백스테이지 취재를 하러 간다고 했을 때 첫 콘서트 관람이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가수이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무대 뒤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스태프와 밴드, 가수 에일리를 보며 무엇 하나 쉽게 완성되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죠. 생애 첫 콘서트는 종합예술 그 자체였어요. 공연 감독의 손길, 작가의 대본, 음악·조명·소품 등 모든 분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좌석씩 띄어 앉아 함성 대신 박수를 보내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오픈 채팅방에 참여해 관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죠. 집으로 오는 2시간 내내 에일리의 노래를 따라 부르느라 목이 다 쉬었어요. 에일리 콘서트 백스테이지 취재를 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김태인(서울 영훈국제중 1) 학생모델

뮤지컬·발레 등 여러 분야의 공연을 본 적이 있지만, 콘서트는 처음이라 항상 궁금했죠. 이번 취재를 통해 완벽한 콘서트를 기획하기 위한 과정과 현장 속 모든 스태프의 세심하고 열정적인 노력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으로서 첫 취재였는데, 배운 점도 많고 에일리 콘서트도 관람할 수 있어서 유익했답니다.  이은별(서울 양전초 6) 학생기자

무대 앞이 아닌 무대 뒤, 콘서트장의 백스테이지를 엿볼 수 있다니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콘서트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죠. 장기화한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업계가 아주 힘들다는 말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해 공연업계가 살아날 수 있도록 방역수칙을 더욱더 철저히 준수할 거예요.  장재인(경기도 보평중 2)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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