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부친 "옷 입고 한강 입수? 짜 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

중앙일보

입력 2021.05.21 15:12

업데이트 2021.05.21 15:21

故 손정민 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에서 아들의 그림을 선물로 받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故 손정민 군의 아버지 손현씨가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앞에서 아들의 그림을 선물로 받은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경찰이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의 실종 당일 '한 남성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제보 내용을 발표한 후 아버지 손현씨는 “짜 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라는 글을 올렸다.

손씨는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은 정민이를 한강에 모든 옷을 입은 채로 자연스레 걸어 들어간 사람으로 만들어가고,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예상은 했지만 서운하다는 그는 “이미 초기에 증거는 다 없어지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술 먹고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수사권이 없는 제게 무슨 방법이 있었겠느냐”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안하고 수사를 요청하지만 눈은 딴 곳을 보고 있다”고 했다.

손씨는 “힘겨워하는 아내는 지금도 반포대교 CCTV를 보다가 잠들었다”며 “세상에 이렇게 CCTV가 많은데 왜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냐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분들을 방지하기 위해 대교 위 CCTV가 그렇게 잘 준비되어있는데 정작 한강공원은 술 먹고 옷 입은 채로 들어가도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보고 믿으라고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음 움직임을 준비해야 한다는 손씨는 “여러분의 관심이 생기면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온 거지, 누구처럼 언론을 초대한 적도 없고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없다”며 “그러니 저보고 그만하라 이런 말은 가당치 않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가 뭘 했나요. 블로그 올리고 정민이 찾아달라고 한 것 외엔 인터뷰에 응한 것밖에 없다”며 “여기 찾아오시는 분들이 절 공감해주고 걱정해주시면 좋지만, 마음에 안 드시는 분들은 안 오면 그만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씨는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든 전 제가 계획한 일들을 진행하겠다”며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된다. 우리나라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고 법이 허용하는 모든 것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 아니냐”고 되물었다.

앞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전 4시 40분쯤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이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한 진술을 확보해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 중 5명은 남성이 반포한강공원 수상 택시 승강장 인근 강변에서 수영하는 것처럼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봤고, 2명은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 어’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들은 당시 응급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남성이 물에서 다시 나오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입수자의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추가 목격자 확보와 주변 CCTV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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