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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융합혁신지원단' 출범 1년…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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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혁신지원단은 지난 6일 산업부 박진규 차관(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5개 소부장 특화단지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융합혁신지원단은 지난 6일 산업부 박진규 차관(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5개 소부장 특화단지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사진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은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내 소부장 산업 생태계는 50인 이하 기업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소규모 기업 위주여서 자체 혁신 역량이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4월 7일 소재부품장비 지원 특별법 제28조에 근거해 ‘소재부품장비 융합혁신지원단’(이하 융합혁신지원단)을 발족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5634개 기업에 2만여 건 기술 지원 #직간접 매출 8181억원으로 늘어 #소부장 특화단지와 협력 체계 구축

공공 연구 인프라 활용해 소부장 기업 지원

융합혁신지원단은 국내 소부장 기업에 대한 기술 개발부터 연구 장비 및 인력 지원, 사업화까지 통합 지원을 위해 공공 연구기관들이 모인 협의체다. 소부장 분야 지원 수요가 많은 정부출연연구소 및 전문생산기술연구소 32곳이 참여했다.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소부장 특별회계를 운영하는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하 KIAT)이 융합혁신지원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융합혁신지원단은 각 기관이 보유한 시설장비·인력 등을 활용해 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결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소속 기관은 연구 장비 2만6000여 대와 연구 인력 1만10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기술 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기초소재 ▶응용소재 ▶전자부품 ▶모듈·부품 ▶시스템·장비의 총 5개 분과로 운영된다. 기업이 지원을 신청하면 분과별 업무 연계를 통해 여러 기관의 융·복합형 기술 지원을 하는 것이 장점이다.

 융합혁신지원단의 업무는 ▶테스트베드 기반으로 시제품 생산 및 신뢰성 평가 지원 ▶연구 인력 파견 지원 ▶국산화가 시급한 핵심 소부장의 조기 양산 및 안정적 공급망 확보 지원 등이다.

 융합혁신지원단은 출범 후 국내 기업의 기술 애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성과로 확인된다. 지난해 5월 20일부터 대외 통합 창구인 기업지원데스크(대표번호 02-6009-8000, 융합혁신지원단.org)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5개 분과별로 지정한 대표기관(화학연구원·재료연구원·전자기술연구원·자동차연구원·기계연구원)이 파견한 전문상담원이 상주하며 기업의 기술 애로 사항을 상시 접수한다.

 융합혁신지원단은 1년간 5634개 소부장 기업에 총 2만3359건의 기술 지원을 했다. 지원 유형은 ▶신뢰성 측정에 필요한 장비 활용 ▶기술 자문 ▶시제품 제작 ▶컨설팅 ▶인력 파견 등 다양하다. 이를 통해 직간접 매출 증대 8181억원, 비용 절감 277억원의 성과를 냈다. 기술 애로 해소 3100건, 기술 이전 468건(기술료 208억원)도 돋보인다.

전자통신 부품 제조업체 옵토웰이 대표적 수혜 사례다. 옵토웰의 주력 생산품인 ‘수직 공진 표면 광방출 레이저(VCSEL)’의 응용 분야가 많아지면서 고출력 VCSEL 개발이 필요했는데, 특수 분야에 속해 신뢰성 평가법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다. 수요 기업이 제품의 신뢰성 데이터를 요구하자 옵토웰은 융합혁신지원단 기업지원데스크에 기술 자문을 신청했고,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을 소개받았다. KETI 덕분에 정확한 수명 예측 방법을 확보한 옵토웰은 수요 기업에 객관적인 신뢰성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었고, 나아가 신규 수출 거래처도 확보했다. 그 결과 지난해 67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최대 15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석영철 KIAT 원장이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석영철 KIAT 원장이 소부장 융합혁신지원단 출범 1주년 기념식에서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융합혁신지원단 우수성과 사례집 발간

융합혁신지원단을 통해 기업의 기술 애로 해결 기간이 평균 6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일 기관 지원만으로는 해소가 어려웠던 융합형 애로 기술에 대해 공공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기업지원데스크의 서비스를 경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재이용하겠다는 응답이 94.1%에 달한 배경이다. KIAT는 최근 우수성과를 묶어 사례집으로 발간했다.

 지난해 32개 기관으로 출발한 융합혁신지원단은 올해 5개 공공연구소(한국탄소산업진흥원· 한국의류시험연구원·나노종합기술원·한국나노기술원·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가 신규로 참여한다. 참여 기관이 37곳으로 늘면서 제공 가능한 장비 및 인력도 많아졌다.

 특히 올해부터는 융합혁신지원단 전용예산(59억원) 사업을 신설해 기업 지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전국 5개 소부장 특화단지와 협력 체계도 구축했다. 융합혁신지원단 소속 연구기관들은 특화단지 내 중소·중견 기업에 장비·시설 활용 및 기술 지도를 우선 제공하고, 수요 기업과의 협력모델 발굴에 나선다. 기업 지원 실적을 평가해 우수 공공 연구기관에 다음 해 예산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기 때문에 각 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 지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석영철 융합혁신지원단 단장은 “융합혁신지원단 출범으로 소부장 기업의 수요를 단일 채널로 접수하고, 이를 공공 연구기관들이 협력해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생태계가 구축됐다”며 “올해는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소부장 기업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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