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ㆍ영어 사용자 뇌활동 부위 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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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와 영어를 각각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서로 다른 두뇌 부위를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다롄(大連) 이공대학의 이위안 탕 교수 등 연구진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각 언어사용 그룹이 문제 해결에 어떤 부위를 사용하는 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실험에서 두 그룹은 모두 '3+4=7'처럼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한 간단한 덧셈을 쉽게 해 냈으며 모두 양(量)의 측정이나 읽기에 사용되는 하두정피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영어 사용자들의 두뇌에서는 언어 처리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이 일어난 반면 중국어 사용자들에게서는 시각정보 처리와 관련된 영역의 활동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탕 교수는 이런 차이는 "중국어 사용자들은 영어 사용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지도 모른다"면서 "이는 부분적으로는 언어적 차이를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언어의 차이가 각각 다른 방식의 계산을 하도록 만들고 여기에 수에 관한 학습 방법의 차이가 가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탕 교수는 언어가 계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수학 학습 전략과 학교에서의 훈련 등 문화적 요인들도 일정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의 사용에 관한 문화적 차이는 더 나은 계산 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해도 특정 전략이 최상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미시간 대학 문화 인지 프로그램의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이는 아시아인과 서구인의 사고방식 차이에 깔려 있는 두뇌의 특정 활동방식에 관해 무언가를 말해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논평했다.

그는 "이런 종류의 연구는 궁극적으로 이런 두뇌 활동방식이 어느 시점에 분기되는지, 또 아시아인과 서구인이 서로 상대측 사고의 이점을 취할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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