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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훔쳐 먹은 도둑의 정체는…겨울잠 깬 반달가슴곰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7월 충북 영동읍 화산2리의 산기슭 외진 길에 놓여 있는 벌통 4개를 부수고 꿀을 훔쳐 먹고 달아난 반달가슴곰 KM-53. 사진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연합뉴스

지난해 7월 충북 영동읍 화산2리의 산기슭 외진 길에 놓여 있는 벌통 4개를 부수고 꿀을 훔쳐 먹고 달아난 반달가슴곰 KM-53. 사진 국립공원생물종보전원 제공=연합뉴스

전남 광양 민가에서 곰이 닭을 잡아먹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 광양소방서와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27분쯤 전남 광양시 다압면 금천리 한 민가에서 “곰이 닭장에 들어가 닭을 잡아먹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소방과 경찰, 종복원기술원 관계자 등이 현장으로 출동했을 때 곰은 사라진 뒤였다.

종복원기술원은 위치추적 발신기를 통해 곰이 인근에 있는 백운산의 서식지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지리산과 연결된 백운산에는 반달가슴곰 1마리가 서식 중이다. 겨울잠에서 깬 곰이 먹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민가까지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종복원기술원은 민가의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곰의 위치와 이동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반달가슴곰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환경부 국립공원공단은 인공수정으로 반달가슴곰 새끼를 출산해 개체 수를 늘리고 있다. 지리산 근처에 6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의 한 양봉 농가에 반달가슴곰 1마리가 내려와 벌통 2~3개를 훼손하고 달아났다. 해당 반달가슴곰은 지난해 6월에도 외진 길에 놓여있던 양봉업자의 벌통 6개 중 4개를 부수고 꿀을 훔쳐 먹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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