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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눈·운동 선수는 라식 피해야

중앙일보

입력

직업·여가 활동 등에 따라 수술 방법 달라

어릴 적부터 시력이 안좋아 안경을 낀 회사원 구모(25·여)씨. 안경과 콘텍트 렌즈를 번갈아 사용하는 게 불편하고. 갈수록 시력이 약해져 두달전 안과에서 큰 맘먹고 교정 수술을 받았다. 정밀검사를 통해 전문의가 제안한 수술은 ‘ASA(Advanced Surface Ablation) 라섹’. 말 그대로 개선된 각막표층 절제술이었다. 수술 후 통증도 없고 회복 기간도 빨라 업무 복귀에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 있었지만 잠시 망설였던 그녀.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경험한 수술 중 가장 잘한 일로 흡족해하고 있다.

그렇다고 구씨처럼 모두가 ASA 라섹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 그건 아니다. “ASA 라섹은 각막이 얇은 사람에게 적합한 수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전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각자 자신의 근시 도수 등 다양한 조건에 알맞는 수술을 선택해야 후유증이 없다”라고 전문의는 입을 모은다. 굴절 교정 수술의 대표적 시술법인 라식·라섹의 장단점에 알아본다.

■수술 후 24시간 특히 주의

요즘 가장 보편적 근·난시 교정 수술인 라식은 각막 절삭기로 각막편을 만든 후 각막 실질에 레이저 치료를 한다. 수술은 근시도수를 측정하여 그만큼 수술양을 결정하며 수술 시간은 약 15~20분 정도 걸린다. 수술 후 처음 24시간이 중요하다. 수술 부위의 상처가 대단히 약하기 때문에 손가락·휴지·점안약병 등으로 사소한 자극을 주어도 수술 부위에 주름이 생기거나 각막편이 손상되어 최종 시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식은 6개월 이상 근·난시 도수 진행이 없어야 수술 가능하다. 초기 임상경험에 비추어 아주 높은 고도 근시에서는 부작용의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12 내지 -13 디옵터 정도까지 수술 대상으로 삼고 있다.

정의상 삼성 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라식 수술 부위는 라섹과 달리 상당히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외상에 의해 손상 받을 우려가 많아 직업적으로 권투·레슬링 등 격투기 운동 선수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또한 안구 타박의 위험성이 있는 스포츠 활동에서는 수술후 보안경의 착용을 권유한다”고 조언한다.

■눈이 작은 사람·운동선수에 적당

라섹은 라식과 엑시머 레이저 수술 방법의 장점을 접목시킨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방법이다. 엑시머레이저와는 달리 각막 상피를 제거하지 않고 보존함으로써 시력 회복이 더 빠르고 통증은 감소시킨다. 또 절편을 만들지 않아 라식 환자의 약 0.1%에서 발생하는 절편과 관련된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 수술 후 각막상피가 제자리에 잘 부착되도록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시키는데 대개 4~5일 후면 뗀다.

라섹은 라식이 적용되기 어려울 정도로 눈이 작거나 움푹 들어간 사람과 각막 두께가 얇거나 고도 근시인 경우. 외상에 자주 노출되는 운동 선수 등에게 안전한 시술법이다. 투약 및 주의 사항은 라식과 유사하나 라식보다 각막 혼탁의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더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통증 없는 라식…외상에 안전한 라섹

라식의 장점은 무엇보다 수술 당일 통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개 수술 다음날부터 빠르게 시력 회복이 되며 따라서 근시로의 퇴행을 막기 위한 스테로이드 점안액의 사용 기간이 짧다. 또한 각막 혼탁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각막 절삭기와 관련된 부작용과 아주 드물지만 각막 이식 수술을 요하는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다. 수술 후에도 수술 전의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를 낀 상태의 최대 교정시력을 넘지는 못한다.
반면 라섹은 외상에 안전하고 각막 절편과 관련된 후유증이 없다. 얇은 각막의 경우 등 라식으로 불가능한 특수한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다. 반면 라식에 비해 시력 회복이 상대적으로 느리고 근시 재발이 상대적으로 많다.
정 교수는 “수술은 환자의 근시 도수·각막 두께·안구 건조증· 눈 크기·직업·여가활동·통증 민감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엔 대부분 눈이 가지고 있는 광학적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적어도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알맞은 맞춤 교정수술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술후 시력 향상…ASA라섹 ‘각광’
박영순 아이러브 안과 원장 조사

“굴절 교정 수술의 새로운 경향은 안전함·정확함·편리함. 3박자의 추구다. 이 세 가지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바로 ASA라섹이다.”

최근 박영순 아이러브 안과 원장은 ASA라섹에 관한 의미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박 원장이 ASA 치료법으로 각막교정수술을 한 21~45세 남녀 환자 92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향상된 시력이 1.5이상 24명. 1.0~1.5 56명. 1.0이하가 12명으로 다른 치료법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 것. 이들의 교정 전 시력은 -3 디옵터 이하 26명. -3~-6이 28명. -6~-9가 28명. -9 이상이 10명이었다.

수술후 평균 회복 시간은 2일에 통증은 약간 시린 정도로 기존의 라섹 수술보다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또 연령대는 21~25세. 시력은 -3디옵터 전후의 환자가 가장 좋은 수술 성적을 보여 나이가 젊을수록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라식의 한계와 라섹의 단점을 개선한 수술법이 ASA라섹이다. 2001년 독일에서 개발된 ASA라섹은 2003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백내장 굴절수술학회에서 많은 관심속에 발표된 이후. 그해 11월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렸던 미국 안과학회와 2004년 5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된 미국 백내장 굴절수술학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받았다.

ASA 라섹은 각막 상피를 6㎜만 벗겨놓고 수술하기 때문에 기존의 라섹 수술과는 다르다. 라섹수술은 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시력 회복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데 비해 ASA 라섹은 수술 직후 냉각 처치를 해 통증도 없고 회복이 빠르다. 수술 중에 레이저를 쏘는 동안 ‘가스 쿨링 시스템’이 작동돼 각막을 냉각시켜 수술 부위에서 생기는 통증 매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과 히스타민 분비가 현저히 감소한다. 또한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도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특별한 주의 사항이 없어 편리하다.

박 원장은 “요즘 유럽·미국 등에서는 라식수술은 서서히 퇴조하고 대신 라섹이나 ASA 라섹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ASA 라섹은 후유증이 없고 편리하다는 장점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높다. 앞으로 몇 년간은 이 시술법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음 회에는 <하지정맥류>를 다룹니다.

정재우 기자

도움말=정의상 성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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