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운동(?)해 어머니 살린 아들의 사연

중앙일보

입력

"한 분 밖에 안계신 어머니를 살릴 수 만 있다면.."

지방간과 과체중이었던 30대 회사원이 간경화로 투병중인 어머니에게 자신의 간을 떼어 주려고 1년여간 꾸준히 운동하는 등 남다른 노력으로 건강한 몸을 만든 뒤 간 이식 수술에 성공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 근무하고 있는 남기정(35.선체내업부 자동팀)씨.

투병중인 부모에게 자신의 간이나 신장을 떼어주는 자식은 많지만 똑같은 경우의 남씨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특별한 사연이 있다.

만성 간 질환을 앓고 있는 남씨의 어머니 최희자(56)씨는 2004년 12월 간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당연히 자식인 남씨가 먼저 나서 간 이식 수술을 하려했지만 지방간에다 176㎝의 키에 88㎏에 이르는 과체중으로, 검진결과 간 이식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명됐다.

형도 있었지만 혈액형이 달라 이식할 수 없었다.

남씨 가족은 백방으로 수소문, 다른 간 기증자를 찾아 헤맸지만 구하지 못했다.

한 분 뿐인 어머니를 낫게 해드리는 길이 간 이식이 유일한 상황에서 간 기증자가 없다고 남씨는 마냥 포기할 수만은 없었다.

결국 자신만 건강을 회복한다면 어머니에게 건강한 간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늦었을 수 도 있지만 건강 회복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결심하게 됐다.

남씨는 먼저 평소 즐겨 마시던 술부터 끊으면서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했다.

울산 중구 복산동 집에서 동구 방어동 회사까지 12㎞ 거리를 매일 걸어서 퇴근했다.

또 식사량도 많았던 그는 저녁마저 거르며 퇴근 후 다시 헬스장에서 몸을 만드는가 하면 주말에는 계속 산행을 하는 등 1년여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몸무게를 12㎏나 줄이는 등 건강을 되찾은 것.

이런 남씨의 눈물겨운 효심을 하늘도 알았는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간 조직 검사 결과 이식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고 지난 7일 성공적으로 간 이식 수술을 마쳤다.

남씨 모자는 현재 병원에서 혈색을 되찾는 등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아직 미혼인 남씨는 "어머니가 다시 건강한 모습을 찾게 돼 너무 기쁘다"며 "이제 퇴원하면 장가 가서 어머니께 진짜 효도를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씨의 효심을 전해들은 현대미포 임직원은 현재 7천여만원이 되는 수술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며 성금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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