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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때 건강 관리는… 눈 뻑뻑할 때 비비면 결막염 우려

중앙일보

입력

주말인 8일 시민들은 '황사의 가공할 위력'을 절감했다. 황사의 습격은 거침없었다. 도심 한복판의 텅 빈 빌딩 숲, 행락객이 몰린 유원지, 골프장은 물론 전국의 유명 산들도 모두 황사에 뒤덮였다. 하지만 이날 한반도를 덮친 황사(黃砂.누런 모래)는 정확히 황진(黃塵.누런 먼지)이라고 표현해야 맞다.

황사는 크기가 1000㎛(1000분의 1m) 정도다. 이 정도 크기면 무거워 멀리 못 간다. 하지만 황진은 크기가 대략 0.2~20㎛에 불과해 먼 거리까지 쉽게 날아간다. 중국에서 발생한 모래 먼지에 한반도가 당하는 건 그 때문이다.

황사(진)는 점막을 파고든다. 눈.코.입.기관지 등 음식이나 공기와 직접 만나는 인체의 열린 부분이다. 황사는 여기에 들러붙어 알레르기와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대표적 질환은 결막염이다. 뻑뻑하고 가려워지면서 눈물이 나고 충혈된다. 심하면 끈끈한 분비물과 함께 흰자위가 붓는다. 코도 마찬가지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콧물.재채기.코 막힘 등이 생긴다. 기관지와 폐도 고통받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권오정 교수는 "황사는 미세 먼지처럼 입자가 작아 코털이나 기관지의 섬모에 잡히지 않고 일부는 폐 속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관지가 약한 천식 환자, 폐결핵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증세가 악화한다.

황사는 피부에도 적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가려움증과 따가움, 심한 경우엔 발진.발열.부종으로 우울증까지 얻는다. 게다가 황사에는 중금속 등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황사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점막을 보호하면서 황사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다. 점막은 항상 촉촉하게 유지돼야 하니 마시는 물의 양을 늘리고 실내에서도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이라는 게 의사들의 권고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땐 긴팔 옷을 입고, 마스크와 안경 착용 등으로 노출 부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채소나 과일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담배는 특히 삼가야 한다. 황사로 손상된 기관지에 담배연기의 독성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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